01. 전주시청 책기둥 도서관

-당신이 전주의 도서관에 관심이 있다면, 첫 번째 책갈피가 될 곳.

by LiterKat

주소 :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 10, 전주시청 1층

운영시간 : 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토·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

열람실 : 1층 로비와 2층

휴관일 : 법정공휴일

주변의 카페와 식당 : 니모닉, 어느봄날, 아담



Cityhall (7).jpg 시청 로비가 책기둥으로 이뤄졌다는 것은 다소 대단한 일이다. 항상 궁금증이 이는 것은, 가장 위에 있는 책은 어떻게 넣었고 어떻게 빼낼 수 있을까?

첫 도서관으로 전주시청 책기둥도서관을 선정한 것에 대해 아마 갸우뚱 할 수도 있다. 사실 전주시 도서관을 보러 온 사람들은 가장 먼저 첫마중길의 <여행자도서관>을 선택할 것이다. 전주역에서 가장 가까우니까. 그에 비해 전주시청은 대중교통으로 한번에 가기도 어렵고, 무거운 짐을 이끌고 시청 로비에 헥헥거리면서 가면 보안요원들이 안쓰러운 표정을 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시 책기둥도서관은 전주시의 모든 도서관들의 책갈피이자 첫 화살이 될만하다. 왜냐하면 여기는 전주시가 어떤 방식으로 도서관을 운영하려 하는지 곧바로 보여주니까.

Cityhall (37).jpg 전주하면 '맛 ;아니겠습니까. 음식 특화 삼천도서관 큐레이션

만약에 당신이 전주시청에 들어와서 민원실을 가야한다면 정문에서 들어가자마자 책기둥을 무시하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되지만, 책기둥도서관을 보고 싶으면 민원실 쪽으로 가는 기둥을 먼저 보면 된다. 전주시의 특화도서관의 큐레이션이 이런 방향으로 있구나- 를 바로 보게 된다. 2024년 10월 초 기준 완산, 금암, 삼천, 인후 등의 도서관으로 큐레이션을 짰는데, 앞으로 쪽구름, 서신, 아중도서관 등 은 어떤식으로 채울지 궁금해진다.

네 개의 기둥으로 이뤄진 도서관이니 한쪽 기둥만 보면서 넘어가지 말기를.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보면 출판사 큐레이션과 어린이책장이 보인다. 어린이책장은 원목으로 된 넓은 계단형으로 이뤄졌다. 앞으로도 자주 마주할 터이지만, 이런 계단형 배치는 전주시 리모델링 도서관마다 더욱 늘어날 듯 싶다.

카페쪽의 기둥은 세계의 도서관에 대한 책을 망라했다. 도서관에서 도서관을 다루는 책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세계의 도서관을 큐레이션에 두겠다는 것은 앞으로도 전주시가 세계속에서 도서관으로 인식되고싶다는 목표를 보여주기도 한다.

Cityhall (14).jpg 전주시청은 '전주시'를 소재로 큐레이션을 구성했다. 아직은 역사 위주이긴 하지만 언젠가 그 지평이 넓어지리라 믿는다.

반대편 도서관은 시민들의 추천도서들이 꽂혀 있다. 가장 교집합이 적으면서도 공감대가 많이 가는 큐레이션이다.

네개의 도서관이 서점, 출판사, 시민, 도서관으로 이뤄진 것을 알게 되면 전주시의 도서관 운영에 대한 실마리가 보인다. 전주시도서관을 구성하는 것은 책만이 아니다. 이용하는 시민, 책을 기획하는 출판사, 전주시내 서점, 12개의시립도서관과 10개의 시립작은도서관이 그 기반이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도시보다 도서관이 월등하게 많아보이지 않은가? 전주시의 도서관은 각 마을의 문화센터가 되고 있다.


전주시의회쪽으로 가는 길에는 특이한 큐레이션이 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그날에 태어난 작가의 서적들이 배치돼있다. 시청에 알맞는 큐레이션이다. 시청에서는 생각보다 기다릴 일이 많기에, 이런식으로 흥미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할 수 있다. 나도 내 생일날에 태어난 작가의 작품을 읽다가 웃었다. 아, 이런 생각을 하셨군요, 작가님.

Cityhall (24).jpg

이렇게 돌아본 뒤에 2층으로 갈 때는, 오른쪽 서가를 꼭 보길 바란다. 전주와 연이 닿은 작가들을 소개한 큐레이션이 돋보인다. 이미 유명한 분들을 제외하더라도 최기우, 김소윤, 박성우 작가 등 지역작가들을 볼 수 있는 것은 행복이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전주를 품다’ 코너가 나온다. 이 코너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역사’코너다. 시사(市史)는 단순히 역사 기록에서 그치지 않고, 그간 사람들의 변화들을 증명할수 있는 훌륭한 자료다. 그 외에도 문화, 음식, 여행, 문학 카테고리 등에도 매력적인 책들이 꽂혀있다. 계단참에서 이렇게 오래 어슬렁거리는 건 처음이다.



Cityhall (9).jpg 전주시의 동네책방들은 그 자체로 보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2층에 다 올라왔다면 ‘동네책방’의 코너가 눈에 띈다 전주시 지역서점들의 큐레이션이다. 도서관 여행을 오는 분들에게 다시 서점행을 권하게 한다. 자리에 앉아 위로는 천장까지 가득찬 책을, 아래로는 오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묘미다. 개중에는 노트북을 두드리며 눈에 불꽃을 튀기는 이들도 있고, 동네 카페처럼 수다를 떠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해하시라. 이 공간은 시청의 로비도 겸하고 있으니.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전주시 책기둥 도서관에 4만9천여개의 책이 있다고 해도, 저걸 어떻게 꺼내지? 사다리도 안 보이고, 사람 손 높이는 한계가 있는데. 디스플레이형 도서관의 맹점이기도 하다. 인상은 깊지만 멀리 전시된 도서는 사진 속 케이크 같아 맛을 볼 수가 없다. 아쉽다면 아쉬운 일이다.




Cityhall (11).jpg 노동자로 오래 살아왔고 앞으로 노동자로 죽을 것 같아 안 읽을수가 없었다. 혹여라도 근로자 및 사업자로 일하며 문제가 생긴다면 전주시청대신 전주 노동청으로 먼저 전화를.

도서관에서 내가 읽은 책

나를 지키는 노동법 (청년유니온 지음/한겨레출판)


다소 이질적인 책 선택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나는 전주시청 책기둥 도서관 코너에 마련된 노동/취업 코너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미디어는 취업에 관해 노력과 헌신으로 정당한 자리를 차지한 모습을 화려하게 보여주는데, 현실은 눈물과 정보부족의 취업과 퇴사, 해고, 갑질과 을질이 어우러진 마굴이다. 취업전부터 퇴사 전까지 한번쯤 읽어두면 좋은 내용이 잘 정리돼 있다. 특히 노동법을 늘어놓지 않고 사례와 필요한 법률만 소개한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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