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시간은 빠르게도 흘러간다.
첫째 연두의 임신기간은 시간이 그리도 더디게 흘러갔었다. 막달쯤 되니 지겨워서 얼른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막달 임신으로 인해 숨이 턱턱 막히고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듯 힘들었던 기억들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둘째 앵두의 임신은 여유롭고 더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다. 어떤 면에서는 그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 아마도 심적으로는 훨씬 여유롭고 임산부가 된 것을 즐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 있다. 몸은 너무나 바쁘다. 임신 주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배는 순식간에 불러온다.
바쁜 와중 둘째 앵두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은 첫째를 재우려고 누워있을 때, 안방으로 들어와 내 침대에 누워있을 때이다.
이때다 싶었는지 태동을 활발히 한다. 한 번은 피부가 아프다고 느낄 정도로 쑥쑥 밀어댄다.
“나도 여기 있어요! 엄마!”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그래, 너 거기에 있는 거 엄마가 다 알아. 내 몸이 이렇게나 달라져 있는걸!”
남편과 나 사이에서 또 어떤 친구가, 어떤 생김새를 가지고 나올지 기대가 된다.
다음 주에 초음파 보러 가는 날이다. 건강히 만나자 아가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