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남편에게 배운다. 혼자 육아에 치여 지치게 되면, 놓쳐버려 무심히 지나치는 일들이 있다. 제삼자인 누군가가 옆에서 봐주지 않으면 나와 연두 사이에서 바꿔야 할 문제점들이 그냥 지나쳐 버린다. 다행히 남편은 나보다 더 넓고 깊은 마음의 소유자다. 정말 정말 다행인 것은 연두에게 부족한 나의 부분을 아빠가 대신 가르쳐주고 채워준다.
최근 일주일간의 긴 휴가 덕분에 연두에게 아빠가 함께했다. 얼마 전 이사해 새로운 집에, 새로운 환경이 적응이 쉽지 않을 터인데 연두는 기특하게도 잘 적응해 주고 있다. 나에게도 남편에게도 요 며칠 간이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한 시간이었다. 혼자서만 하던 육아를 남편과 함께하니 편한 부분도 있고 어색한 부분도 있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 연두가 밥을 먹다가 침대로 코 자러 가자 떼를 썼다. 나는 안된다는 말을 단호하게 반복하며 엉엉 우는 연두를 그대로 두었다. 반면 남편은 연두에게 얼굴을 마주하며 반응해주고 무엇을 원하는지 계속 물었다. 물론 말을 잘하지 못하는 연두와의 대화는 불가능했다. 이야기를 듣다가도 떼를 쓰고 하는 반복되는 시간이 흘러갔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달랬다.
몇 일간 나의 육아 방식을 지켜보던 남편이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떼가 늘기 시작한 아이에게 안되라는 말 대신,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보고 들어주자는 이야기였다. 나는 솔직히 발끈했다. 이때까지 내가 노력을 해왔지만, 나의 감정적 한계에 부딪혀 그만 감정적으로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을 들켰기 때문이다. 나는 나도 처음에는 그랬지만 계속 반복되는 아이의 투정에 화가 나서 그랬다는 변명을 했다. 하지만 나도 남편도 그것은 변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남편은 나에게도 한결같았다. 내가 속상해서 부리는 투정에 한 번도 투정으로 받아치지 않았다. 항상 되묻고 나의 상황을 이해하려 했다. 사실 나는 안다. 나는 연두가 어렸을 때부터 연두의 울음에 다정하게 반응하지 못 해주었다. 노력하다가도 금세 나의 마음마저 태풍이 몰아쳤다.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굳게 다잡아 주어야 했는데, 나도 함께 태풍이 되어버렸었다.
곧고 강한 남편의 심지에 나는 또 한 번 배운다. 어른은 이렇게 해야 어른이구나. 아이의 감정에 감정으로 받아치는 어린 엄마가 되지 말아야지. 보지 못해 놓치고 있었던 나의 잘못된 행동을 일주일간 남편의 휴가 덕분에 발견했다.
아이와 함께 나도, 남편도 오늘도 성장해 간다. 내일은 조금 다른 엄마가 되어야지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