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9일 금요일
1
누군가의 이름이 묻고 싶어진다는 것. 이름을 부르고 싶어 한다는 것.
그것이 위험이 따르는 일이며, 대가를 치르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12시에서 1시 사이의 마음.
시간에 달라붙은 마음.
그런 걸 생각하는 저녁.
2
어젯밤에 무슨 꿈인가를 꾸었는데 거기에 내가 있었고 또 한 사람이 있었다. 우리는 한참이나 마주보고 앉아서 대화를 나눴다. 밝은 한낮이었으며 인적 드문 공터 같은 곳에 아무렇게나 앉아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어렴풋이 기억나는 전부이다.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그와 나 사이에 어떤 구체적인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한 건 오늘 시간이 정오에 다다를 때까지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게 꼭 그 꿈 때문인 것만 같았다. 아니 그런 게 확실하다. 꿈을 자주 꾸기는 하지만서도 그다지 연연해하지 않는 데다 또 곧잘 잊어버려서 기분까지 좋지 않은 일은 극히 드물다. 사람이 그 사람이다,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 스치면서부터 부아가 치밀었다. 한 두 번 겪는 일도 아닌데 이번엔 좀 다르게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이다. 끝없는 반복은 결국 싫증을 자아내는 법이다. 이야기가 순수한 절정에 다다른 지는 이미 오래잖은가. 가련한 내 무의식. 아직도 눈 가리고 아웅이라니. 이 더러운 기분에서 어서 벗어나자, 그렇게 되뇌었고, 다행이도 정오가 넘어가면서부터 꿈 이미지가 점점 흐릿해지더니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