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으로 본 <환승 연애 4>와 <불량 연애>

공간과 행동, 유해한 사람들의 무해한 연애는 가능할 것인가?

by 정기

사진 출처: 넷플릭스, TVING 화면 촬영.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환승 연애 4>는 9화까지, <불량 연애>는 4화까지 보고 쓴 글임.



넷플릭스 <불량 연애>를 봤다.

숨고 피하고 눈치 보고 말 못 해서 울고 하는 <환승 연애 4>를 9화까지 보다가 화내고 싸우고 사과하고 화해하는, 또 쫓겨나기도 하는 <불량 연애>를 보니까 속이 좀 후련하다.


건축 전공자라 그런가 두 연애 프로그램의 배경이 되는 공간에서의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

두 연프의 공간과 소통방식을 단순 비교해 봤다.


<환승 연애 4>

-공간 구성:

공용 숙소지만 여러 밀실의 복잡한 조합

공용 거실도 2개

층도 여러 층을 사용 수직적인 공간 분할로 동선도 복잡함

여기가 어디고 누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힘듦

1:1 채팅룸

똑같은 전화기가 무수히 있는 공간 익명의 토킹룸


-제작진 소통방식:

공지는 편지형식이지만, 전자적 공간 통한 개별 소통 - 개인 휴대폰 문자로 미션 등 메시지 전달.


>> 서로 숨기고 비밀을 유지해야 하고 몰래 만나고 속닥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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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연애>

-공간 구성:

공용 숙소지만 원래는 학교라는 공공 훈육 공간.

주방 하나

거실 하나

남성 모두 다 함께 하나의 침실을 사용

여성 모두 다 함께 하나의 침실을 사용

자쿠지를 제외한 공간에서는 거의 다 여럿이 함께 있음.


-제작진 소통방식:

물리적 공간을 통한 공동 소통 - 학교 방송으로 미션 메시지 전달, 교실 게시판에 규칙 게시, 개인 호출 대면. 경호원 배치. 계약위반 시 하차 조치.


>> 서로 면전에서 따지고 화내고 사과하고 화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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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함을 넘어 유해함 속에서도 누릴 수 있는 사랑의 조건


<불량 연애>. 사회에서 유해한 존재로 인식되는 불량한 사람들이 나오는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무해함'이라는 키워드가 생각났다.

무해해서 좋다는 말들


예측할 수 없는 혐오와 폭력이 무서운 세상과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시스템 속에서 무해함을 추구하는 게 너무 이해가 되지만,


한 편으로, 무해함만을 추구하는 게

만나고 대화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힘을 기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갈등을 중재해 주고 안전을 보장해주어야 할 시스템의 책임을 방기 하게 하는 것이 되면 어쩌나?

하는 물음표를 붙이게 된다.


현실에선 나도 불량 양아치 만나면 피하고 도망가겠지 ㅎㅎ

그렇다고 무균실 같은 곳에서만 사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이 지경’을 맞닥뜨리더라도

싸워도 안전하다는, 서로 대화하면 갈등이 풀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구축되는 자유를,

사랑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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