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의 배신
누구의 사랑도 시작은 아름답기에 보통 ‘우리의 사랑은 영원히도 따듯할 것이다.’라며 생각했다. 시작의 아름다움은 과정의 행복함을 만들었으나 어느 시점부터는 다툼이 있을 때도 있었다. 잦은 다툼이 시작되면 연인들은 이야기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며. 대부분은 공감했다. 우리의 사랑은 영원히도 소중한데, 익숙함으로부터 비롯된 무뎌짐과 다툼 따위에 삼켜져 서로를 잃지 말자며. 누군가는 이 말에 속았다. 끝이 보이는 연애, 끝이 난 연애에서. 당신과의 연애, 당신과 맞춰진 연애의 패턴, 내 삶의 패턴 그 외 모든 것이 익숙했기에 끝이 보이는, 끝을 내야 하는 연애를 끝낼 수 없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는 것이 아닌 익숙함이 소중하기에 미련하게도 지금 이 삶을 잃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보통은 잊지 못했고, 내 삶의 패턴이 다시금 만들어졌을 때 당신을, 아니 당신과 했던 ‘연애 패턴’을 잊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