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면 요리가 는다

7. 먹이는 간소하게

by 전찬준

보통 아무것도 안 하고(비료, 제초) 스스로 자란 식물들은 볼품이 없다. 그래도 맛은 알차다. 언젠가 먹다 남은 싹 난 고구마를 밭에 버렸는데, 자랐다. 투덜거리며 캤는데, 오븐에 구워 먹으니 맛이 좋다.

마당에는 달래가 올라왔다. 신기하게 매년 그 자리다.


‘제주는 가을에 달래가 올라온다. 그렇다고 봄에 안 올라오는 것도 아닌데... 어쨌든 그렇게 가끔 계절을 혼동하는 달래 덕에 나는 이 가을(이미 입동이 지난)에도 향긋한 봄맛을 미리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가을 달래는 마냥 향긋하지만은 않고, 거기에는 코끝이 찡하게 알싸한 맛도 같이 담겨있다. 오늘 저녁은 달래간장비빔밥 아니면 달래 된장국.’


달래간장비빔밥은 서울 사는 지인이 보내준 ‘먹이는 간소하게’에 나와 있는 정말 간소한 레시피를 참고했다. 노석미 씨의 요리스타일은 어딘가 나와 잘 맞는다. 만나보진 못했지만, 글을 읽어보니 어쩐지 내가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 물론, 노석미 씨가 훨씬 요리도 농사도 잘 짓겠지만.

햇볕 쬐며 벌러덩 드러눕기 좋은 날씨군... 누워서 부르지 마라 이 고냥아...

어쨌든 그래서 저녁은 달래간장비빔밥을 했다. 동네친구들을 불러 같이 먹었다. 미소된장과 며칠 전 담근 피클도 같이. 담백하니 간소하고 맛있었다.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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