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일기 / 뉴욕 / 2014.9.3 망원
가끔 아침을 못 먹고 가면, 어학원 매점에서 파는 1달러짜리 커피와 베이글을 중간 쉬는 시간에 사 먹었다. 우유와 설탕은 항상 넣어달라고 했고, 베이글은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려 달라고 한다.
에밀리(어학원 같은 반)도 출출했는지, 매점에 동행하더니, 끝끝내 자기가 계산을 하고 만다. 에밀리는 프랑스 출신 댄서로 어학원이 끝나면, 브로드웨이 어딘가에서 춤을 춘다. 내가 수업시간에 U2의 'with or without you'를 부른 이후 급격히 친해졌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내게 오더니, 자신의 결혼식에 축가를 불러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을 했다.
나는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실제로 에밀리의 피앙세는 어학원을 같이 다니고 있었는데, 종종 복도에서 둘이 키스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어학원 매점에서 점심으로 차이나 누들(역시 1달러)을 챙겨, 노호의 실버타운으로 갔다. 실버타운 벤치에 앉아 차갑게 식은 누들로 배를 채운다. 스스로의 모습이 매우 처량하고, 한편으로는 재밌을 것 같아, 사진기의 타이머를 맞추고 내 모습을 담는다. 그리고 기타를 꺼내, 그때의 감정들을 노래로 만들었다.
street man
I'm street man
I'm playing in the street
I can sing anywhere
but I don't have stage
I can fly
but I could lose my wings
I can control myself
but I could lose myself
I'm so tired anyway
I have a lot of friends
but I don't have soulmate
I have a lot of dreams
but I easily give up
I and I lose my mind
I can go anywhere
but I can't enter
I can feel this wind
but I feel cold
I and I I need you
나는 거리의 사람, 거리에서 노래하지
나는 어디에서나 노래할 수 있지만, 스테이지는 따로 없어
나는 날 수 있지만, 날개를 잃어버릴 수도 있어
나는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지만, 통제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
어쨌든, 지금은 좀 피곤해.
나는 친구들이 많아 하지만, 소울메이트는 없어
나는 많은 꿈들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쉽게 포기해
정신이 없네
나는 어디든 갈 수 있어, 하지만 들어가진 못해
나는 지금 이 바람을 느끼지만, 추위도 함께 느껴
나는 당신이 필요해.
노래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_rd-t3lduPA
뉴욕에서 처음 만든 이 노래는 어쩌면, 그때 나의 심리 상태를 가장 잘 드러내 줄지도 모르겠다. 이 노래를 만들어 홈스테이 식구들에게 불러줬을 때, 집 여주인은
"he needs society."라고 말했다.
나는 정말 나를 인정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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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돌아보면... 그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