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일기 / 도쿄 / 2017. 10. 18
숙소에서 아침 일찍 나와 거리를 걷고,
끼니를 때론 맛있게 해결하고,
사고 싶은 것들을 보고,
다시 숙소로 들어와 잔다.
여행의 현상이다.
하루가 짧은 것 같아 천정을 보고
누웠다가 다시 거리로 나간다.
분명, 해는 졌는데,
도시의 거리는 더 밝아졌고
사람들로 붐빈다.
나는 어제와 똑같은 행위를 한다.
숙소를 나와 전철역의 타르트 가게까지 걸어가 치즈 타르트 하나를 시키고,
일본어는 나아지지 않았지만,
잔돈을 구분할 줄 알게 되었다,
종이 위에 곱게 쌓인 타르트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빌딩 앞 자판기로 간다.
주머니를 뒤적거려 따뜻한 홍차를 뽑는다.
가드레일에 걸터앉아 타르트를 천천히 먹고,
그 옆 흡연구역으로,
역시나 남들보다 천천히 걸어가
사람들 사이에서 담배를 꺼내문다.
그리고, 하늘을 본다.
어제보다 1도가 떨어졌다는 것을
대형 네온사인을 통해 확인한다.
지하도를 지나
꼬치거리의 활기를 잠깐 느끼고,
유니끌로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우두커니 서 있다가
그 옆 동물매대에서
금속 케이지에 갇힌 고양이를 넋 놓고 바라본다.
그러면 주변으로 할머니들이나
중년의 남자들이 모여든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이
흐뭇하게 한번 웃고 각자의 길로 간다.
똑같은 행위를 통해서도
새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변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 와중에 무언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건 분명 아름다운 무엇일 것이다.
나는 거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다시 가드레일에 걸터앉아
슬픈 휘파람을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