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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병기 Jul 28. 2019

<은하철도의 꿈>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꿈>이라는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동화 - 은하철도 999 의 모티브가 되었던 - 가 영화 내내 무겁게 자리하고 있는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의 2차대전 패망 이후 러시아와의 분쟁지역(쿠릴 열도, 마치 우리의 독도 같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륙 침략의 잔인한 야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처절하게 고통 받았으며 그것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일본의 과거 침략으로 아직까지도 물질적,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피해자들에 진지한 반성과 사과 없는 뻔뻔한 모습을 보면 분노하게 됩니다. 거기에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전범국인 주제에 원폭의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분노를 넘어 저것들이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아닌가 하는 인간적인 회의까지 느끼게 됩니다.


글, 영화, 그림 등 콘텐트의 힘은 오히려 폭력보다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되며 사람들을 더 강하게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지금까지도 잊을만 하면 쏟아져 나오는 유태인 학살 콘텐트를 보며 인간성을 저버린 잔인함에 사람들은 감동하고 또 교훈을 얻습니다.



<은하철도의 꿈>은 세계 유수의 상을 다수 수상한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으로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미지와 스토리에 매료됩니다. 시대의 비참한 아픔 속에서도 순수한 마음으로 밤하늘의 별을 꿈꾸며 사랑하는 모습은 감동의 눈물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피해 당사국으로서 이 애니메이션을 보며 분노와 아름다움 함께 느끼는 이 애매한 아이러니.


이 아름답고 유려하며 매혹적인 이미지와 스토리는 그들이 피해자이기에 앞서 전범국, 가해자라는 것을 교묘하게 희석합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파했고 아프며 아플 것이라는 사실도 애써 눈을 감습니다. 전쟁의 잔혹함에서 한발자국 벗어난다면, 그들이 자행했던 폭력에 눈을 감을 수 있다면, 아이들이 고개 들어 바라보던 은하철도의 꿈, 어디든 갈 수 있는 티켓을 손에 쥐고 하늘로 떠났던 한 소년의 모습은 연민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은하철도의 밤>의 미야자와 겐지는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헌신했지만 당대에 인정 받지 못하고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일본의 국민 작가입니다. 사후에 발견된 <은하철도의 밤>은 일본인의 마음을 울렸고 이후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콘텐트, 문화의 힘은 강합니다. 폭력과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 아닌 콘텐트로 이제 일본은 자신의 과오에 대한 반성 없이 묻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며 감동을 느끼는 것과 별개로 그들과 우리 자신의 과거는 명확히 직시해야 할 것이고, 아무리 칼이 아름답다 하더라도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칼이 인간성을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도구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죠.


반일 감정이 좋지 않은 이 때, 그리고 얼마 전 끝내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눈을 감으신 김순옥 할머니와 이제 남은 생존자 26명의 할머니를 생각한다면 이 영화로 우리가 얻어가야 할 것은 감동만은 아닙니다.



일본 그 파렴치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당했던 고통을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과한 기대일까요.


과거 부끄러운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던 우리의 과오는 멀리 갈 것도 없이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몰라서 풀지 못해 별표를 하고 지나간 문제가 있다면 결코 잊지 말고 돌아가 다시 풀 것을 다짐하며 다음 문제라도 제대로 하나씩 풀어 나가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민족의 아픔을 잊고서 옆나라 파렴치들에게 반성을 요구한다는 것 또한 어불성설입니다. 


잊지 맙시다. 꼭 기억합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


<은하철도의 꿈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written by 최종병기, ⓒ 최종병기

병맛나는 삼류 쌈마이 글, 자유롭게 퍼가셔도 좋지만 출처는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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