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아픈 오답노트
얼마 전 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 정보 수립 100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위안부 관련해서 일본과의 보상 협의 문제로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던 적도 있었지요. 그리고 최근 한일 간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고 일본의 무역 제재 등 외교/정치의 문제가 경제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기도 합니다.
과거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 없는 왜곡과 반성 없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는 일본에 분노하며... <우먼 인 골드> 영화를 한 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본 영화의 줄거리를 몇 줄 보시면 또, 세계 2차대전에 유태인 이야기야? 라고 하실테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들이 겪었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보여주는데 할애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랜 세월을 지나온 인생의 굴곡, 그리고 아픈 기억들을 차분히 보여줍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 유명한 그림이 왜 미국에 있는지, 2차 대전 이후 지금까지도 뒤틀어진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중년의 여성과 변호사의 소설 같은 감동 실화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든 일본이든 '일제 강점기 역사 바로 바라보기'는 요원한 것일까요?
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강남 8학군 억대 연봉 스타 강사!!!
...이고 싶은 최종병기 선생입니다.
오늘은 오답 노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게요. 오답노트. 모두 아시죠? 틀린 문제를 모아 놓은 노트죠. 학생들 다 아실 거에요. 열심히 공부해서(그것이 인생 공부든, 시험 공부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항상 실수를 경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학생 여러분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공부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러췌!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고 필요한 부분을 외우거나 학습한 것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제집의 문제를 풀겠죠. 주변에 수학 잘 하는 학생에게 수학 고득점의 비결을 물으면 대부분 많은 문제를 풀고 다양한 문제를 접해보는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 라는 식상한 반찬을 곁들이면서요.
그.
런.
데.
여러분이 문제집 풀어서 10문제 중 6문제만 맞출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대강 60점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이고, 10문제 중 맞은 6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4문제는 모르는 문제겠죠. 그 틀렸던 4문제! 그것을 익히는 것이 바로 공부의 핵.심.입니다.
『 음, 6문제 맞았네? 내가 이것 이것을 맞췄구나. 우히~ 똑똑해.(본인의 머리를 쓰다듬)』
하고 그냥 지나가면?
나중에 틀린 4문제가 시험에 나오면 또 틀리는 거에요. 맞춘 6문제가 시험에 나오면? 당연히 맞추는 것이고. 근데 그 문제는 공부하면서 문제집을 풀었든 안 풀었든 어차피 맞출 문제잖아요.
그럼 이건 어때요?
『 음, 4문제를 틀렸네? 내가 A로 풀었어야 했는데, B로 풀었네. 오호홍~(쓰다듬) 』
이렇게 살짜쿵 넘어가면? 시험에서 그 문제가 나왔을 때 긴가민가하겠죠. A더라... B더라... 그러다가 또 A로 풀어 틀리는 거죠. 간혹 이런 경우도 있어요.
『 이 문제는 지난 번에 틀린 문제야. 난다 난다. 기억이 난다.고래와 난다요~? 우히 이건 최종병기의 개드립. 어쨌든 왠지 A로 찍고 싶어지네. 그러니까 지난 번에도 A로 찍었다가 틀렸을 거야. B로 찍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근데 이건 내가 틀린 문제란 말이야. 그니까 B로 찍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틀렸다는 말이지. 그러니까 결국 A군. 근데 꼭 답을 수정하면 틀리고 처음 생각했던 답이 맞더라고. 그래서 B인가? 아 모르겠다.... 가만, 내가 A라고 해서 틀렸더라. B라고 해서 틀렸더라. 급 헷갈리네. 처음에 풀고 싶었던 A닷! 』
이러고 또 틀리는 거에요.
이러면 꼭 '실수' 라는 핑계를 스스로에게 대곤 하죠. 원래 알고 있었던 문제인데 문제를 잘못 읽었다든지 그 때 내가 왜 이렇게 풀었지? 미쳤나봐. 하고 자책하는 거에요.
시험에 대비한 문제집을 푸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러췌!
오답을 공부해서 실력을 쌓기 위함이죠. 그래서 오답 노트가 필요한 겁니다. 문제집에서 처음 본 문제에 정답을 맞춘 문제는 공부할 필요가 없어요. 그건 어차피 문제집을 풀지 않아도 시험에 나오면 어차피 맞출 문제니까.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오답을 반복해서 봐야 합니다. 그런데 틀린 문제를 다시 보는 것은 참 지루한 작업입니다. 그래서 자꾸 맞춘 문제를 또 보게 되요. 쉽고 쏙쏙 들어오고 재미있잖아요. 또 본인을 쓰다듬을 수 있고요. 자신의 부족한 혹은 잘못된 부분을 되돌아보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징비록'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징비'는 '자신을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뜻입니다. '징비록'은 조선시대 히어로 이순신의 베프 유성룡(1542~1607)이 쓴, 일본에게 7년 동안 전 국토를 유린당한 임진왜란의 전쟁 기록입니다. 쉽게 말해 전쟁을 대비하지 못한 한심하고 부끄럽고 원통하고 후회스러운 통렬한 자기 반성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유성룡은 서문에 '다시는 같은 전란을 겪지 않도록 조정의 실정을 반성하고 앞날을 대비하고자 책을 쓴다.' 고 했습니다.
'징비록'은 일본, 중국에도 전해져 그들이 조선을 연구하는 큰 역할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숙종 때 실권을 장악했던 서인이 남인의 유성룡이 쓴 '징비록'을 금서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부끄러운 역사에서 어떤 교훈도 배우지 못한 조선은 그로부터 약 300년 후 1910년 경술국치로 이번엔 일본에게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반만년 한반도 역사의 가장 큰 치욕의 역사를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도 생존해 있는 많은 이 땅의 민족이 고통 받고 있지요.
자기 민족을 팔아 먹은 민족 반역자 매국노 정치가, 일본에게 아첨하고 강제징용을 선전했던 문필가, 창씨 개명하고 일본 장교로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독립군 때려잡던 민족 반역자들이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현실과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아끼며 어머니 국가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독립 운동가 후손들은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비극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 역사는 민족과 국가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그저 내 한 몸 건사하고자 다른 이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말고 약삭 빠르게 강자에 박쥐처럼 붙어 기회주의자로 살아가는 것이 편하게 사는 길이다 라고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이 옳은 것일까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면 최소한 반성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인간다움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친일파라는 말은 쓰지 맙시다. 일본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친일이라면 최종병기도 친일파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오 겡끼 데스까~의 <러브레터>거든요. 콕! 찍어 민족 반역자라고 합시다.
<우먼 인 골드>가 개봉한 2015년 일본은 패망 70주년을 맞아 그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그들 민족도 고통을 받았을진대 독일과는 달리 과거의 잘못에 진정성 있는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물에 술 탄듯, 술에 물 탄듯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쩡 넘어가는 몰염치하고 파렴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역사 왜곡에도 여념이 없는 비양심적이고 몰지각한 모습도 우리를 답답하게 합니다. 에라이~ !@%$%들아!
2015년은 일본 패망 70주년은 반대로 우리에게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8월 15일 광복절 매우 기쁜 날이고, 또한 4월 11일은 임시 정부 수립 기념일로 나라를 되찾기 위한 항일 정신을 기리고 기념해야하겠지만 그보다 1910년 8월 29일,우리나라를 빼앗긴 날을 더 기억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다시는 이 땅에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는 더러운 민족 반역자가 이 땅에 발 붙일 수 없도록. 다시는 이 땅의 민족이 고통과 아픔 속에서 가슴 아픈 삶을 살지 않도록.
처음으로 돌아가서,
문제집에서 동그라미 쳐있는 맞은 문제를 보는 것은 즐겁습니다. 틀린 문제를 다시 보는 것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틀린 문제를 다시 보지 않으면, 그것도 여러번 반복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실수는 반복되고 절대로 성적이 오를 수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고 모르는 문제는 많습니다. 심지어 세상에는 정답이 없는 문제도 너무도 많습니다.
아는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과 내가 하는 실수를 알기 위해 문제집을 풉니다. 문제집은 연습이지만 역사는 하루하루가 실전입니다.
우리가 더욱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날, 8월 15일 광복절로부터 정확하게 2주 후 같은 요일의 8월 29일은 경술국치일, 우리의 오답노트입니다.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끝>
<우먼 인 골드 - 우리의 아픈 오답노트> written by 최종병기, ⓒ 최종병기
병맛나는 삼류 쌈마이 글, 자유롭게 퍼가셔도 좋지만 출처는 표기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