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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는 마음과 시비를 가리는 마음>

육아휴직 344일차

by 허공

우리는 살면서 남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한다.

태어나면서 아무 것도 모를 때는 괜찮다.

부모는 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한다.


점점 커가면서 비교가 시작된다.

남의 애는 저렇게 잘하는데 우리 애는 아직 한글도 못 한다.

남의 애는 벌써 영어책을 술술 읽는데 우리 애는 알파벳도 못 한다.


그렇게 부모의 얘기를 듣는 아이는 이제 스스로 남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저 애는 저렇게 잘해서 엄마, 아빠 칭찬을 받는구나.

나는 왜 이럴까?


남과 비교하는 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이는 잘못된 비교를 배운다.

스스로를 낮추고, 상대방만 높인다.

어제의 나와의 비교는 배우지 못하고, 남과의 비교만 배운다.


또한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잘잘못을 가린다.

우리 아이들을 봐도 네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끝이 없다.

부부끼리도 마찬가지다. 방금 전까지 사랑과 격려의 눈으로 쳐다보던 사람들은 어디 갔는지 사소한 일에 속이 상해 버린다. 토끼 눈은 금방 여우 눈이 되어 버린다.

어제는 이은대 작가님의 문장 수업을 들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두 가지는 첫째 비교하는 마음, 둘째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라고 말씀하셨다. 남이 뭐라고 하건, 칭찬을 하건 모욕을 하건 초연할 것, 내 탓이니 남 탓이니 하지 말 것을 주문하셨다.


물론 100프로 그러기는 쉽지 않다. 너는 그럼 비교 안 하냐 이러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문제점이 무엇인 줄 알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작은 차이가 곧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문제를 고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조금 씩 조금 씩 달라진다.

이은대 작가님은 ‘세상 보는 눈이 커지면 삶에 대한 만족감이 훨씬 높아진다. 그런 글이 독자 마음에 와 닿는다.’고 하셨다.

내 마음의 눈이 좁쌀 같으면 아이들, 가족을 대하는 태도도 좁쌀만 한 쫌생이가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의 눈이 커지면 내 삶이 자신감, 긍정으로 가득 찬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마음, 시시비비를 가리는 마음을 하루에 조금씩 던져 버리자. 집 안의 쓰레기를 한 번에 버리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쓰레기는 치워도 치워도 매일 생긴다. 자주 자주 비워주고 청소를 해야 한다.

그렇게 내 마음을 가꾸고 아껴줘야 깨끗한 마음, 긍정적인 마음이 유지된다. 비교, 시시비비 가 내 마음에 들어오려고 해도 틈이 보이지 않는 멋진 마음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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