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363일차
“얘들아 일어나자, 낚시 가야지”
아침 7시 30분, 일요일 임에도 아이들을 일찍 깨웠다. 바로 빙어 낚시를 가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낚시를 간다며 일어나 준비를 했다.
발랑 저수지, 파주시 광탄면 부흥로 596에 위치해 있으며 빙어, 숭어 낚시와 눈썰매를 탈 수 있는 장소이다. 주말에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아이들에게 빙어 낚시를 경험하게 하기 위해 결정했다.
미리 인터넷으로 겨울왕국 낚시대 2개, 견지대, 덕이(구더기), 핫팩 등을 구매하였고, 전날 이마트에서 캠핑 테이블과 의자 2개도 구매해 놨다. 아내는 낚시터에서 먹을 간식을 미리 준비 해 놨다.
아침 8시가 약간 넘은 시간, 일요일 오전 많은 사람들이 자고 있을 시간에 우리는 빙어를 잡으러 출발을 했다. 집에서 약 40분이 걸리는 거리, 가깝지만은 않은 거리였다. 아이들은 일찍 일어난 탓인지 멍한 얼굴로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40분 후 도착한 발랑 저수지, 9시에 시작인데도 이미 차들이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더 일찍 온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 9시에 빙어들이 많이 잡힌다고 해서 다들 일찍 온 듯 했다.
입장료는 어른은 만원, 아이들은 오천 원 이었다. 낚시터는 꽁꽁 얼어 있어 빠질 걱정은 전혀 없어 보였다. 얼음 사이사이마다 빙어를 잡을 수 있게 구멍이 뽕뽕 뚫려 있었다. 산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먼저 가져온 돗자리를 깔고 캠핑 테이블과 의자를 폈다. 낚시대에 낚시 바늘을 연결 후 구더기를 반으로 쪼개 바늘에 끼었다. 이틀 전 구더기가 배송 왔을 때 아내는 징그럽다고 소리를 지르고, 아이들은 지렁이라며 신기해했다.
말 못하는 생명이었지만 살아 있는 구더기를 바늘로 찔러 먹잇감으로 쓴다는 게 미안했다. 원래 낚시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아이들에게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데려온 것이었다.
낚시를 하기 위해 미리 뚫어 놓은 구멍에 가져온 집어제를 뿌리고 낚시대를 집어넣었다. 위 아래로 흔들면 빙어가 잡힌다고 했는데 빙어가 어디로 다 도망갔는지 한동안 잡히지 않았다.
날씨가 풀려 처음에는 춥지 않았지만 음지에다가 얼음 위에 있어 점점 추위가 밀려들었다. 가져온 핫팩을 목뒤에 넣자 추위가 조금은 가셨다. 둘째 행복이 목 뒤에 핫팩을 넣어주려고 했으나 싫다고 난리를 쳐 주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간식을 주자 염불보다 절밥에 관심이 더 많다고 아이들은 뻥튀기를 먹기에 바빴다.
“아빠, 나 추워, 집에 갈래”
빙어는 잡히지 않고 날은 점점 추워지자 행복이는 집에 가고 싶다며 졸라대기 시작했다.
“안되겠다. 너희들 썰매 타러 갈래?”
바로 옆에 있는 눈썰매장은 양지라 아이들이 괜찮을 것 같았다. 빙어 낚시는 아내에게 맡겨두고 아이들을 썰매에 태우고 이동했다.
“까아”
이미 다른 아이들과 부모들이 신나게 썰매를 끌고 타고 있었다. 아이들을 태우고 달리기 시작했다. 몇 바퀴 아이들을 태우고 돌니 숨은 턱 끝까지 차고 다리는 천근만근 인 듯 무거워졌다. 마스크를 벗고 있으면 그나마 날 텐데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빙어를 잡고 못 잡고는 아이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눈썰매에 올라타 신나게 달리는 게 아이들에게는 최고였다.
“와 잡았다”
우리 옆에 자리 잡은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아 빙어를 잡았다. 총 7마리를 잡았는데 옆에 다른 집을 보니 수족관을 차려도 될 만큼 얼핏 봐도 백 마리 정도의 빙어가 큰 물통에 가득 담겨 있었다. 무슨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에 저리 많이 잡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추위에 견디지 못한 우리는 자리를 잡은 지 3시간이 지나자 짐을 정리하고 낚시터를 떠났다. 비록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근처에 있는 칼국수 집으로 이동해서 뜨거운 칼국수 국물에 몸을 녹이니 살 것 같았다.
오늘 하나 배웠다. 낚시는 쉽지 않다. 특히 겨울 날씨는 더욱더 쉽지 않다. 낚시는 기다림이지만 추위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