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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Feb 23. 2022

제주도 한 달 살기 10일차

(비자림, 김녕해안도로에 가다)


제주도 하면 바다가 떠오르지만 그에 못지않은 한라산과 숲이 있다. 

2022년 2월 22일, 어제는 그중 숲인 제주시 구좌읍 구좌숲길 55에 위치한 비자림에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네비를 찍어보니 1시간 20분 거리, 서쪽 끝에서 거의 동쪽 끝으로 가는 것이니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새삼스럽게 제주가 참 넓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천천히 일어나 아침을 먹고 빨래를 건조대에 널은 뒤 11시 30분경 숙소에서 출발했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비자림의 넓은 주차장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차에서 잠이 들어 아직 잠이 덜 깬 둘째 행복이는 조금 올라가다가 오줌이 마렵다고 했다. 아내는 행복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가기로 하고, 나와 첫째 사랑이가 손을 잡고 비자림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는 비자림은 448,165㎡의 면적에 500∼800년생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밀집하여 자생되고 있다. 나무의 높이는 7∼14m, 직경은 50∼110㎝ 그리고 수관폭은 10∼15m에 이르는 거목들이 군집한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비자나무 숲이다. 옛부터 비자나무 열매인 비자는 구충제로 많이 쓰여졌고, 나무는 재질이 좋아 고급가구나 바둑판을 만드는데 사용되어 왔다. 비자림은 나도풍란, 풍란, 콩짜개란, 흑난초, 비자란 등 희귀한 난과식물의 자생지이기도 하다. 녹음이 짙은 울창한 비자나무 숲속의 삼림욕은 혈관을 유연하게 하고 정신적, 신체적 피로회복과 인체의 리듬을 되찾는 자연 건강 휴양효과가 있다. 또한 주변에는 자태가 아름다운 기생화산인 월랑봉, 아부오름, 용눈이오름 등이 있어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벼운 등산이나 운동을 하는데 안성맞춤인 코스이며 특히 영화 촬영지로서 매우 각광을 받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비자림      


천연기념물답게 한 눈에 보기에도 높고 거대한 나무들이 숲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나무들은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대지에 굳건히 서 있었다. 비록 코감기에 걸렸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비자림 사이를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몸의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사랑이와 함께 걸어가며 나무 소개 표지판이 있을 때마다 멈춰서 한글 읽기를 했다. 아이는 한글을 이제 제법 읽을 줄 안다. 아빠가 잘 읽는다고 칭찬을 하니 계속 멈춰서 글자를 읽는다.    

  

가다가 새천년 비자나무를 보았다. 새천년 비자나무는 1만여 그루에 이르는 비자나무 중에서 가장 굵고 웅장하며 기나긴 세월동안 비자나무 숲을 무사히 지켜온 터줏대감 할아버지 나무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나무답게 가지는 끝이 없이 뻗어 있었고 뭔가 웅장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와 나무 곁에서 사진을 찍었다.      


비자림을 다 돌고 내려가니 아내와 행복이가 출입구 쪽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아내가 차키, 휴대폰이 없어 그냥 입구 쪽에 있었던 것이었다.      

근처 비자림 국수집에서 간단히 고기국수와 메밀국수로 점심을 해결했다. 제주에 와서 고기국수를 정말 많이 먹는 듯했다.      


점심을 먹은 뒤 돌고래가 나오는 김녕해안도로로 향했다. 멀리 바다를 바라보면 돌고래 무리가 가끔씩 보인다는 데 해안도로를 달리며 한참 바다를 쳐다보았지만 돌고래는 나오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잠시 차를 세웠다.      


차문을 여는 순간 강한 바닷바람이 우리 가족의 몸을 강타했다. 바닷물은 마치 몰디브 바다를 보는 듯 맑고 깨끗한 에메랄드 빛 바다였다. 알고 보니 백사장의 모래가 하얀 색이라 그렇게 보이는 것이었다. 바람이 너무 세 오랫동안 서있지 못하고 잠시 바다를 구경하고 차에 몸을 실었다.      


같은 제주의 바다라도 동쪽과 서쪽의 바다는 또 달랐다. 오늘은 또 어디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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