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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Feb 24. 2022

제주도 한 달 살기 11일차

(새별오름에 가다)


며칠 째 코감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하루 종일은 아니지만 귀가 먹먹한 느낌도 종종 났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았고, 둘째도 감기는 다 나았으며, 나머지 가족들은 멀쩡했다.      


아침을 먹고 저번에 가려다 못 간 새별오름에 가기로 했다. 아침부터 바람이 심상치 않아 단단히 껴입고 갔다. 이십여분을 걸려 도착한 새별오름, 이미 오른쪽으로 가야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오른쪽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각각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올라갔다. 처음에는 씩씩하게 올라갔지만 이내 점점 체력에 부쳐 했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강풍도 한 몫을 했다. 마치 바람에 날려 하늘로 날아갈 듯 아이들의 몸의 휘청휘청했다.     

간신히 도착한 정상, 새별오름이 새겨진 돌 앞에서 사진을 찍고 아이들에게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칭찬을 하였다. 정상에서 바라본 전경이 장관이었다. 사방이 뻥 뚫려 있어 멀리 산들이 보였다. 날씨만 좀 밝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진눈깨비가 날릴 정도로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왼쪽 등산로로 내려갔는데 오른쪽보다 훨씬 가팔랐다. 아이들은 연신 무섭다고 하며 천천히 내려갔다. 무서워하는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고 바닥이 짚이 깔려있어 괜찮다고 안심시켜 주었다.      


드디어 지상에 도착을 했다. 푸드 트럭에서 핫도그를 사먹으려고 했지만 쉬는 날인지 열지 않았다. 결국 근처 핫도그 집을 찾아 헤매다 오후 2시 30분이 넘는 시간에 꽈배기 집에서 핫도그를 먹을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온 아내와 나는 밥을 먹으며 여행 피로 누적이라고 서로 이야기를 하였다. 그냥 하는 여행이 아니라 아이들과 24시간 붙어 있기 때문에 계속 신경을 써야 하고 체력도 바닥이 난 것이었다. 결국 오후에는 집에서 쉬기로 하고 낮잠을 잤다.      


여행도 결국 체력이 있어야 한다. 쉴 새 없이 달리면 방전되고야 만다. 쉬엄쉬엄 여유를 가지고 여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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