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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Mar 15. 2022

<새로운 가족>

찍찍이


“엄마, 나 집에 가면 바로 이마트 가서 햄스터 살래”

“그래, 가서 생각해보자”

첫째 사랑이는 제주도에서 계속 햄스터 노래를 불렀다. 원인은 전에 친구 생일잔치 날 친구 집에 있던 햄스터 때문이었다. 원래 동물을 좋아했던 아이였지만 그 뒤로 계속 햄스터가 눈에 아른거렸나 보다.     


그리고 제주 한 달 살기를 마친 뒤 다음 날 우리 집에 새로운 가족이 왔다. 사랑이는 엄마와 함께 이마트에 가서 햄스터를 데려왔다. 작은 박스에 햄스터를 담아서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표정으로 집에 온 아이의 얼굴이 아직도 선하다.      


제주에서 돌아온 다음 날이라 짐정리 할 게 많았다. 하지만 아이는 계속 햄스터 집을 조립해 달라고 졸라댔다. 햄스터 집 바닥재를 깔고, 먹이와 목욕제를 조금씩 덜어 주었다. 그리고 박스에서 꺼낸 햄스터, 햄스터는 작고 하얀 동물이었다. 눈은 하얀 몸과 다르게 흑진주 같은 검정색이었다.     


햄스터는 낯선 환경이 두려운 듯 몸을 떨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햄스터를 조심스레 박스에서 집으로 옮겨주었다. 처음에는 여기 저기 집을 탐색하더니 이내 먹이도 먹고 목욕도 하는 듯 했다.     

아이들은 새로운 동물이 신기한 지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웃어댔다. 하지만 곧 서로 내가 만지겠다며 싸우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볼 거야”

“내가 볼 거야”

원해서 데려온 햄스터였지만 햄스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의 새로운 다툼이 시작되었다.      


아내는 햄스터를 데려올 때 잘 돌보겠다며 서약서로 쓰고 왔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다시 한 번 햄스터는 장난감이 아니며 가족으로 데려온 것이기 때문에 잘 돌봐야 한다고 얘기해 주었다.     

햄스터 집에서 운동 삼아 쳇바퀴를 돌리는 햄스터를 보고 아이들은 웃으며 신기해했다. 햄스터가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햄스터 이름은 뭐로 할 거야?”

“응, 찍찍이야”

“찍찍이?”

“응, 찍찍이”

우리집 햄스터의 이름은 찍찍이로 결정되었다.    

 

태어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찍찍이, 평균 수명은 2년이라고 한다. 우리 집의 새로운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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