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공 Mar 11. 2022

제주 한 달 살기 24일차(0309)

안녕 제주


그저께는 바로 제주 한 달 살기 마지막 날이었다. 비행기 출발 시간은 오후 1시 30분, 2시간 전쯤에는 제주공항에 도착을 해야 했다. 아침 8시 20분쯤 가족을 깨웠다.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할 것 같아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했다. 전날 사온 곰탕과 아침에 아내가 구운 고등어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난 뒤에는 마지막으로 집 정리를 해야 했다. 전날 이미 2시간 넘게 짐을 다 싸놔서 아침에 수월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아침에도 밥 먹고 쓰레기는 버려야 했다. 마지막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다가 타임오버로 하마터면 손이 끼일 뻔 했다.     

 

오전 10시 30분, 거의 한 달 동안 살았던 숙소를 떠났다. 이미 충분히 쉬었기에 아쉬운 마음은 없었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제주공항으로 가는 길, 아침부터 미세먼지가 좋지 않았다. 뿌연 하늘, 제주도도 미세먼지가 좋지 않을 때는 육지와 다를 바 없었다.      


공항 주변 이호 테우 해변에 들렀다. 아내가 해변에 있는 말 등대에서 사진을 찍고 가자고 했다. 공항 근처 첫 번째 바다 관광지라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날씨가 좋았으면 사진 찍을 맛이 났을 텐데 뿌연 하늘에 기분이 나지 않았다.     


탁송 업체가 지정해준 제주공항 b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뒤 가족들과 함께 공항으로 들어갔다. 법정공휴일이라 그런지 오고가고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항공 수속을 미리 하고 자리에 앉아 비행기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비행기는 곧 이륙했다. 귀가 약한 지 양쪽 고막이 먹먹해 지더니 잘 들리지 않았다. 옆에서 둘째 행복이가 뭐라고 얘기했지만 들리지 않아 그저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와, 집이다”

김포 공항에서 택시를 탄 뒤 몇 십 분 후, 드디어 우리 아파트가 보였다. 길었던 제주 한 달 살기가 끝났음이 실감이 났다.    

 

집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니 그동안 창문을 열지 않아서인지 새 가구 냄새가 났다. 왠지 낯설고도 반가웠다.      

여행의 처음과 끝은 짐정리다. 첫날은 입고 온 옷 빨래, 둘째 날은 탁송으로 온 차 안에 있던 짐과 빨래 정리다.     


결론은, 역시 내 집이 최고다.


작가의 이전글 제주한달살기18일차(030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