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둘째 행복이의 생일날이었다.
이미 며칠 전 행복이의 친구들을 불러 거하게 생일잔치를 했었다. 그리고 행복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도 생일 잔치를 해주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끼리 저녁에 맛있는 식사를 하고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기로 했다.
분리수거를 한 뒤 아이스크림 케잌을 사러 가는 길, 큰 사거리에 유모차를 끌고 서 있는 할머니가 한 분 계셨다. 유모차 안에는 강아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만히 보니 아기 발가락이 다섯개 나와 있었다. 하늘에서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기 발가락에도 빗방울이 간지럽히고 있을 게 뻔했다.
할머니는 우산을 쓰고 계시지 않았다. 벙거지 모자 하나만 쓰고 계셨다. 급하게 나오느라 우산을 미쳐 챙기지 못한 것 같았다. 신호가 바뀌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아기에게 우산을 씌워주셨다. 나는 옆에서 할머니에게 우산을 씌워 드렸다.
"아이고 고마워라, 아기랑 같이 나오니 다들 도와주시네"
할머니는 모르는 아저씨와 나에게 감사하다고 연신 말씀하셨다. 아기 얼굴은 유모차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대신 발가락을 꼬물거리며 고맙다고 하는 듯 느껴졌다.
행복아, 너의 생일날 아이스크림을 사면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었단다. 우리 행복이 생일이 이제는 지났지만, 다시 한 번 축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