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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었다

by 허공

바람이 불었다.

힘이 없는 나는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멈춘다.

나는 나무처럼 한 곳에 있지 못한다.

몸무게가 적게 나가기 때문이다.

살이 찔래야 찔 수 없다.

나는 삭막한 도로를 장식한다.

때로는 노란색으로,

때로는 주황색으로,

그리고 빨간색으로도 변한다.

사람들의 발에 밟혀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사람들이 나를 밟을 때 나는 내 쓰임을 다하는 느낌이다.

나는

나는

단풍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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