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한 여름 밤의 꿈(1)

by 허공



눈이 마주쳤다.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이 천장에서 순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인은 입술을 달싹거리며 뭔가를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순신은 몸을 움직이려고 했으나 눈썹 하나,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여인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고 눈을 치켜뜬 순간,



여인의 얼굴이 갑자기 순신의 얼굴로 순식 간에 내려오면서 외쳤다.



"살려줘!"





'헉.. 헉.. 헉..'


순간 순신의 눈이 번쩍 뜨였다. 자신을 천천히 보았다. 입고 있던 근무복 상의가 마치 사우나를 다녀온 것처럼 흠뻑 젖어 있었다.



자신은 파출소 내 의자에 앉아 있는 상태였고, 옆 자리에는 금일 같은 순찰차를 타는 박경장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경위님 괜찮으세요?"



"응?"



"악몽을 꾸셨나봐요, 의자에서 잠깐 눈을 감고 계셨는데 갑자기 소리를 지르셔서요"



"아 내가 잠깐 잤었다고?"



파출소 내에서 대기 중 잠시 잠이 들었었나보다. 그런데 꿈이 너무나 생생했다.



'몇 년 이래로 이런 가위 눌리는 꿈은 꾼 적이 없었는데..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은 누구였을까?



그 여인은 왜 갑자기 나타나서 나에게 살려달라고 했을까'



그 얼굴이, 이상하게 익숙했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이어야 했는데.


그는 그 여인을, 이미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1시간 전,



'땡, 땡, 땡, 코드1, 코드1'



파출소 내 112시스템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리면서 신고가 떨어졌다.



"뭔 신고야?"


조장인 순신의 물음에 박경장이 대답했다.



"가정폭력인 것 같아요, 아내가 자신을 때렸다고 하는 내용인데요?"



"그래, 얼른 가보자"



"순 31호 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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