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다녀온 여행 사진을 쭉 훑어보다가 생소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찍었던 기억이 없는, 언제 찍힌 건지도 모를 사진 한 장.
아마도 핸드폰을 만지다가 우연히 찍힌 거 같은데 생각해 보니 이 사진이 유일하게 이번 여행에서 동행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 되었다.
어디를 보고 있는 것인지 서로의 시선은 알 수 없지만
같은 프레임 안에 우연히라도 찍혀있는 것, 이것이 우리의 기억의 한 부분이 되지 않을까.
스쳐 지나가는 그 모든 순간들이 저 깊숙한 기억 어딘가에서 아주 작은 기억의 파편이 되겠지만
어쩌다 실수로, 그리고 우연히 찍힌 이 한순간은 기억 깊숙한 곳보다는 좀 더 손에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을,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그런 기억이 되었으니.
가끔은 그런 우연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놓치고 있는 그 순간을 기억해 주는 그런 사소한 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