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DAY15 in 발리. 우리만의 워터파크

발리 서커스 워터파크 방문기

by uncle K

많은 관광지에서 환경 보존 명목으로 '관광세'를 징수하고 있는데, 발리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10달러의 관광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환경을 직접적으로 오염시키는 주체에 대해 더 많은 벌금을 징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마도 부족한 감시 인력과 착한 민족성, 아무렇지 않게 고착된 행동 논리 등으로 인해 이 방법의 적용은 쉽지 않으리라. 그러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듯한 10달러의 관광세는 되려 활발한 발리 관광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가 걱정되며, 다시 여러 방면으로 논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제 야시장을 다녀와서 내일은 무얼 할까 고민하던 중, 발리 워터파크에 한번 가보기로 결정했다. 검색을 해보니 꾸따 지역에 3개의 워터파크가 있고, 사누르에서 우붓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사파리 안에도 워터파크가 있었다. 발리에 가기 전부터 검색했던 1순위 워터파크는 '워터 붐(Water Bom)'이었는데, 정보를 찾아볼수록 아이들이 가기에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깨끗해 보이기는 했지만, 놀이 시설 대부분 성인 위주였고, 실제로 그런 평이 많았다. 나머지 후보군 중 아이들에게 적당해 보이는 서커스 워터파크(Circus Waterpark)로 가기로 결정했다. 워터파크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한참 전부터 했지만, 장소와 날짜에 대한 결정은 어젯밤에 신속하게(혹은 급하게) 이루어졌다.

정보도 얻을 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성인 2명, 아동 2명 패밀리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문제는 하루 전에 메일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고, 우리가 확인한 시간은 9시가 넘었을 때였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우선 메일을 보내고 오늘 아침을 맞이했다.

[워터파크에 가져갈 얼려먹는 아이스크림]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밥을 먹고, 그랩(Grab)을 불러 꾸따에 위치한 서커스 워터파크로 향한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흥분 상태다.(사실 어젯밤부터가 맞다.) 티켓 박스에 가서 어젯밤에 보낸 메일을 핸드폰으로 보여주니, 컴퓨터로 확인해 보고 패밀리 프로모션 금액을 적용해 줬다! 어른 2명, 아이 2명 입장료에 아이스크림 쿠폰 2장, 썬베드 2시간 이용권까지 포함된 할인 금액으로 결제를 하고 입장을 한다.

TIP 1. 서커스 워터파크(Circus Waterpark)[※아래 정보는 2019.7.19 circuswaterpark.com에서 확인]
- 가격 : 585,000루피아(성인 2명, 아동 2명[12세 미만])
- 이용 패키지 : Family Fun Package
- 운영 시간 : 월요일 10AM ~ 6PM / 화~일요일 9AM ~ 6PM
- 포함사항
: 성인 2명, 아동 2명 입장권
: 썬베드 이용권
: 아이스크림
: 가라오케 1시간 이용권
- 단, 하루 이전에 온라인으로 적용되는 프로모션임. 오프라인 적용 불가
※ 홈페이지에 다양한 패키지가 있으므로 각자에 맞는 패키지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함.
[서커스 워터파크 홈페이지 참조]
[서커스 워터파크 티켓박스(좌)와 로비 및 출입구(우)]

평일 낮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다. 오직 우리 가족뿐이다. 눈 앞에 있는 낮은 풀부터 차근차근 들어가 본다. 물총도 쏘고, 미끄럼틀도 몇 개 타본다. 누사두아 호텔의 미끄럼틀에 약간 실망했던 아이들은 처음에는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무서운지 내려오지를 못한다. 그렇다면 엄마 아빠 차례! 2인용 튜브를 타고 U자 형태로 왔다 갔다 하는 놀이기구에 SJ와 도전해 보기로 한다. 두 아이를 눈에 잘 보이는 그늘에 세워 두고, 높은 철계단을 오르는데 약간 무섭다. 기구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구가 제대로 작동될까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튜브에 앉아 점프! 아이들이 태어나고 SJ와 둘이서 이런 기구를 타 본 건 거의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어, 그런데 생각보다 반대쪽으로 많이 올라간다! 왠지 뒤집히거나 튀어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속도가 줄어들더니 다시 내려온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을 오래간만에 받고 내려왔는데 우리가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본 둘째 아이가 울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게 힘들어도 이런 귀여운 모습에 부모들은 참고 버티는 것 같다.

[서커스 워터파크의 다양한 물놀이 시설]

두 아이를 튜브에 태워 유스풀을 몇 시간 동안 돈다. 그냥 돌면 재미가 없으니, 탐험가 콘셉트로 나타나는 지형을 이야기하며 수영한다. 잠이 든 둘째 아이를 안고 썬베드에 누워 있고, 물놀이에 지친 SJ와 큰 아이는 점심을 먹는다.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 무슨 일이 있나 보니 둘이 엄청 재잘재잘 떠드는 모습이 보인다. 돌아와서 물어보니, 음식 3개를 시켰는데 엄청 느리게 하나하나 나왔고 맛도 별로였는데, 그 와중에 긍정왕 큰 아이는


"볶음국수 만들기가 엄청 어려운가 봐요, 아니면 엄청 맛있게 만들려고 그러나?"


라는 말로 오히려 SJ를 다독였다고 한다.

TIP2. 우리나라의 '빨리빨리'문화는 조금 내려놓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자.
[가끔은 어른이 아이에게 배운다]

10시부터 3시까지 정말 재미있게 놀고, 아이들을 씻겨 나오니 밥을 먹지 않은 나와 둘째 아이가 배가 고프다. 서커스 워터파크와 연결된 몰에 들어가 밥을 먹고 내려오는데 이건 무슨 냄새지? 달콤한 팝콘 냄새에 아이들이 자연스레 따라간다. 극장 안에서 판매하는 팝콘까지 후식으로 먹고 집으로 돌아온다.

[팝콘 냄새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발리의 맑디맑은 하늘은 내 눈과 기억 속에 차곡차곡 담아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