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友愛

by uncle K

애들을 재우려고 누웠는데, 큰아이가 갑자기 생각난 듯 말한다.


"오늘 유치원에서 엄청나게 부끄러운 일이 있었어요."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그중 가장 크게 자리하는 생각은 '무슨 잘못을 한 걸까?'였다.

다행히도 더 많은 생각이 떠오르기 전에 큰아이가 말을 이어간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우리 반에서 동생을 아끼고, 동생의 물건도 잘 챙겨주는 친구가 있어요.'

라고 말씀하시니까 반 아이들이 나를 쳐다봤어요."


유치원에서 뭔가 나눠주는 게 있을 때, 큰아이는 꼭 2개를 받아온다. 아마 선생님도 친구들도 그 모습을 기억한 것 같다. 큰아이는 박람회나 길에서 나눠주는 부채와 같은 하찮은 물건도 꼭 2개를 받아와 동생을 준다. 그 마음이 참 곱다.


어려서부터 모든 것이 혼자만의 것이었지만 동생이 태어나면서 함께 써야했던 큰아이도,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것을 함께 쓰거나 물려받은 둘째 아이도 안타깝지만, 이렇게 작은 우애가 쌓여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별거 아닌 일인데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아직은 어린 일곱 살에게 다른 아이들의 시선 역시 충분히 뜨거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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