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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cle K Dec 10. 2019

#1.기획팀장에서 철도역무원이
되기까지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인생이 쭉 뻗어 있는 철로와 같다면 과연 재미있을까? 그건 각자의 성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안전하게(또는 안정하게) 연결된 철로는 굴곡 없는 인생을 만들어 주는 아주 좋은 길이 될 수 있지만, 종착역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조금 지루할 수도 있지 않을까.

 

 불혹의 나이에 접어드는 나의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안정적인 철로와 같은 삶보다는 산악자동차가 달리는 오프로드 쪽에 더 근접한 삶이었으리라. 다른 사람이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게 좋았고, 조금은 색다르게 살아보고 싶었다. 이런 내 가치의 목표 달성을 위해 첫 번째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진취적이고 글로벌적인 여행업에 첫발을 디뎠다.(하지만, 여행업에 근무했던 12년은 나의 예상보다 더 큰 굴곡이 매년 있었고, 굉장히 커다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이처럼 철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던 내게 어느 순간 갑자기 기회가 다가왔다. 결국 나의 도전적인 성격은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곳이 바로 철도업계였던 것이다.

[독일 뮌헨의 트램(Tram) 선로]

 여행업에 종사할 당시 나의 직급은 차장, 직책은 기획부 팀장이었다. 회사에서 나름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간급 이상의 간부(?)였다. 하지만, 철도업으로 이직을 하면서 10년은 더 젊어진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워낙 업계에서 이직이 제한적이고,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되다 보니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많았고, 나의 여행업 경력은 여기서는 무용지물이었다.(아! 여행 문의에 대한 상담은 많이 해 주었으니 완전히 필요 없는 경력은 아니었다.) 난 다시 회사 내에서 중간 이하의 나이를 가진 평범한 직원으로 마케팅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현장에 답이 있다고.


 난 철도업계에서는 신입사원과 마찬가지다. 그동안 나를 표현하던 '경력 12년 차, 차장, 기획부 팀장'이라는 허울을 벗어버리고, 철도에 대해 새롭게 배워보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내가 하고 싶고 후회 없는 일을 해보고자 또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바로 '철도 역무원'이다.

[독일 뉘른베르크 철도박물관]

 아직 짧은 역무원 경험이지만, 역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재미있어서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통해 역무원 생활에 대해 잘 모르거나 궁금했던 사람에게는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고, 역무원을 무시하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행동의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으며, 업계 종사자에게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렸으면 좋겠다.


 이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철도 역무원의 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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