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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Jul 18. 2024

Perfect Days 퍼펙트 데이즈, 빔 벤더스

지금 이 순간의 발견이 만드는, 완벽하지 않아도 완벽한 날들



ⓒNEON



히라야마는 자기 일상에 평온과 안정을 가져다주는 패턴을 마련했다. 비슷한 모양으로 흘러가는 듯한 하루하루는 간결하고 단정하다. 제한된 에너지를 언제 쓰고 언제 비축할지를 알기에, 웬만해서는 무리하는 법이 없다. 이 지혜는 어디에서 왔을까? 히라야마는 아는 것이다. 내 삶은 결코 단조로운 도돌이표에 갇혀 있지 않다는 것을.



ⓒNEON



ⓒNEON



어떻게 하면 완벽한 날들을 보낼 수 있는가. 뚜렷한 목표와 철저한 계획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성취될 때? 막연히 소망했던 일들이 귀인의 손길에 힘입어 적절한 타이밍에 현실화될 때? <퍼펙트 데이즈>를 통해 내가 얻은 답은 이렇다.




¹  문자 그대로의 완벽한 날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²  완벽하지 않아도 삶은 어김없이 하루를 부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³  완벽하고 아니고는 살아가는 데 하등 쓸모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⁴  그러니까 완벽한 하루 대신 지금 이 순간에만 발견할 수 있는 작은 차이와 새로움에 집중한다.



어떤 카세트테이프를 집어 드느냐에 따라 일터로 향하는 마음의 템포가 달라지는 것처럼. 수십 번도 더 청소한 화장실에 처음 보는 쪽지가 등장하면서 난데없이 비대면 오목 게임이 시작되는 것처럼. 어쩌면 인생이 줄 수 있는 재미란 딱 그 정도일지도 모른다.



ⓒNEON



ⓒNEON



다들 각자의 짐을 지고 살아간다. 불쌍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 상태에 고여버린 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과,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하며 겨우 한 걸음 떼는 사람으로 나뉠 뿐. 히라야마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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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Director 빔 벤더스

Cast 야쿠쇼 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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