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웅의 시선들
홀로 떨어져 나온 섬처럼
_ 정찬웅의 시선들
정찬웅의 시선은 유독 혼자 있는 이들에게 향한다. 턱을 괸 채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이와 나무 그늘로 몸을 피해 숨 돌리는 이. 가만히 허공을 응시하는 이와 다리 아래 털썩 주저 앉은 이가 그렇다. 고민이 있을 때면 생각에 잠겨 강가를 걷는 자신이 겹쳐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낯선 프레임을 만날 때마다 그는 익숙한 표정을 본다.
혼자 있는다는 건 일종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무언가를 포기하고 무언가를 확보하려는 노력. 포기하는 건 누군가가 곁을 지킨다는 생생하고 따스한 감각일 테고, 확보하는 건 방해 받지 않는 나만의 속도와 리듬일 것이다. 무엇이 더 소중한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홀로 떨어져 나올 때야 비로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순간을 마주한다. 늘 무언가를 해야만 했던 상황들을 잠시 뒤로 한 채 들어서는, 나만의 게으르고 느긋한 시간 말이다.
여기 정찬웅의 사진 몇 장을 모았다. 전부 혼자다. 제각기 다른 장면이지만, 모두 홀로 떨어져 나온 섬처럼 자기만의 풍경 속에 있다. 이들은 또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확보했을까. 적어도 그 풍경들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혼자 멈춰 서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 하이드어웨이 매거진 Vol.1 The Lazy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