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캠핑 플레이리스트

Music curation for your camping in Autumn

by 김정현




25226_1571274283778.jpg Josh Hild/Unsplash


캠핑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 왔다. 붉게 물들어가는 울창한 숲에서 텐트를 치고, 커피를 끓이고, 모닥불을 피우는 건 많은 이들이 한 번쯤 꿈꿔볼 법한 장면. 그 낭만 가득한 시간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가을 캠핑을 떠날 때 꼭 들어야 할 음악을 준비했다. 캠핑의 구체적인 상황들을 상상하며 순간순간에 어울리는 곡들로만 골랐으니, 이 플레이리스트 하나만 들고 얼른 떠나보자.









The Paper Kites - Nothing More Than That


* theme 1) 캠핑 가는 차 안에서


캠핑을 떠난다. 달리는 차 안에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조금씩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의 정경을 상상하며 고른 음악. 호주 출신 밴드 더 페이퍼 카이츠는 따스하면서도 쓸쓸한 무드를 애정하는 이들이라면 반할 수밖에 없는 뮤지션이다. 팝과 모던 록, 포크를 절묘하게 뒤섞어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들의 음악은 특히 어딘가로 이동할 때 들으면 더욱 깊이 다가온다. 이제 점점, 숲이 가까워져 온다.






Sufjan Stevens – Mystery of Love


* theme 2) 머무를 자리를 찾아 숲 곳곳을 걷는 시간


숲에 도착해 오늘 하루 머무를 캠핑 사이트를 찾는다. 울창한 숲속 곳곳을 거니는 시간. 이 상황을 머릿속으로 그리자마자 수프얀 스티븐스가 떠오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 이 곡이 흐르던 엘리오(티모시 샬라메 분)와 올리버(아미 해머 분)의 여행 시퀀스가 아직까지도 선명하니까. 부유하는 듯한 수프얀 스티븐스의 목소리와 신비롭고도 청량한 분위기의 사운드는 일순간 우리를 숲속 깊은 골짜기로 데려간다.






Feist – The Park


* theme 3) 새가 지저귀고 계곡물이 흐르는 평화로운 숲의 오후


짐을 풀고 모든 정리를 마친 뒤, 자리에 앉아 천천히 주변 풍경을 둘러본다.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새들의 지저귐과 계곡 물소리가 전부인 평화로운 숲의 오후. 이런 비슷한 순간을 상상할 때마다 꼭 들어야지 싶었던 곡이 바로 파이스트의 ‘The Park’다. 배경으로 깔리는 자연의 소리 위로 특유의 쓸쓸한 음색을 덧입히는 이 곡에는, 주위에 펼쳐진 모든 장면을 관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Rachael Yamagata – Duet (feat. Ray Lamontagne)


* theme 4) 깊은 밤, 모닥불 앞에 앉아


밤은 깊어가고 불을 피워 차가워진 몸을 녹인다. 어쩌면 캠핑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 가장 고대하는 순간 아닐까. 모닥불 앞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고요한 어둠을 느껴보는 시간 말이다. 레이첼 야마가타와 레이 라몬테인이 함께 노래하는 ‘Duet’을 틀어 놓으면 한층 더 짙은 가을밤을 보낼 수 있을 것. 단출한 기타 반주와 허스키한 목소리로 읊조리듯 주고받는 멜로디가 여운을 남긴다.






Gregory Alan Isakov – Words


* theme 5)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


텐트에 누워 잠을 청하려고 하면 이런저런 상념이 밀려온다. 즐거웠던 하루를 곱씹어보다가 불쑥 찾아 드는 떠나온 집과 그리운 사람들 생각에 자꾸만 뒤척이기도. 그때 그레고리 앨런 이사코프의 ‘Words’를 듣는다면, 이내 불을 켜고 편지를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비록 환한 낮에 끄적인 문장이지만, 당신은 달빛으로 읽어주세요"라는 노랫말처럼,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은 말들이 떠다니는 밤이 지나간다.





* The ICONtv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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