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생존일지] 번외 편, 보복 고소 당함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나날들

by 김계피

생각하지 못했던 건 아니다.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고 했는데 일이 터져버렸다. 나는 현장에 있지 않았고 또 해당 범죄의 성립 요건이 되지 않아 검찰 송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얻어 동생과 변호사 없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래도 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그들을 얕봤다. 그날 현장에 없던, 부산에 있던 부친까지 경찰서에 가서 증인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쫄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찰이 나한테 처음에 증인 조사 받으라고 했다가 갑자기 피혐의자라고 말 바꾸면서 범죄구성 요건을 설명해주지 않은, 그리고 또 설명했다고 박박 우긴 모든 것이 내 핸드폰에 고스란히 녹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사건에 대한 내용은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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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다양한 누명을 쓰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억울한 순간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온 가족이 짜고 덤비면 어떻게 되는 지 알게 되는 순간은 정말이지 비참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안그래도 실직한 상태에 서울형 청년지원금 예산이 떨어져 따로 받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변호사를 선임할 여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 해당 죄명으로 간단히 상담을 받았을 때 무려 스토킹이라 성범죄로 분류 하는 로펌이 많아서 변호사 선임 비용이 민사 선임 비용의 2배를 부르는 곳이 대다수였다.


현재 형사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님은 해당 건을 맡기 힘들다고 말씀주셨기에 다른 변호사님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내일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예약을 해 둔 상황이기는 하지만 선임비용 이야기가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솔직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일지부터가 걱정이다. 선금으로 얼마를 드리고 후불로 얼마를 드리고가 가능한, 그런 게 아니니까.


신용카드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그건 이미 부모님이 내 신용도와 함께 다 말아먹었기 때문에 채무조정을 받고 있어 현재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출을 돌려봤지만 나에게 대출을 해 줄 정신 나간 곳은 대부업체 말고는 없다. 방법을 찾으려고 해보지만 딱히 대안이 없는거 같아서 그냥 구약식으로 나온 벌금 3백만원을 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니. 현장에 있지도 않았고 연속성도 없는 일로 나보고 스토킹 범죄자 꼬리표를 달고 살라는 게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일단 담당 형사부터가 ****을 *******하게 했고 추가적으로 우리에게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 있었는데도 ******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참고로 *******는 내가 누르고 싶은 만큼 눌렀다. 이에 대해서도 지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여기서 이야기 할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수 밖에 없다.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나는 '아무리 그래도 부모님을 범죄자로 만드는 건 좀 그래서 합의를 해서 해결하자'였는데 이 놈들은 급이 다르다. 아, 인간이 아닌 모양이다.


아무래도 이 정도 뻔뻔함이 있어야지 유부남이랑 바람도 피고 상간녀가 고개 들고 뻔뻔하게 본 처의 자리까지 차지하고 살나 보다 싶다. 그래, 이래야 강남 청담동에 아파트 말아주는 조강지처를 버리고 뻔뻔하게 고개 들고 자식들 버리고 사는 인간이지, 나한테 버린 아들 둘을 투영하면서 말이야. 있지, 나 당신이 나한테 한 말 다 기억해. 내가 고른 남자 옷을 엄마가 사주지 않아서 울적해 하고 있을 때 당신이 나한테 들고 와서 "아빠는 네가 아들처럼 씩씩한게 없는 아들 같아서 좋아."라고 한 거. 당신은 잊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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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슬픈 소식을 전하자면 측두엽이 자리 잡은 쪽의 뇌의 신경이 문제가 생긴 것 같다. 3달 전부터 두통이 좀 있었는데 교통사고가 난 뒤로 자꾸 쓰러지기 시작해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서 정형외과에 물어보니 교통사고 휴유증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신경과에 갔는데 신경과에서는 교통사고 이후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본래 우울증 약을 먹고 있는데, 상관 없나요? 라고 여쭙자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교통사고가 나면서 신경이 어쩌고 저쩌고 되면서 더 자극 받기 쉽게 되어 쓰러진다는 그런 설명이었다.


이 야이기를 한 이유는 구약식 청구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 모든 서류를 떼어서 보려고 법원에 갔다가 쓰러졌기 때문이다.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열람등사 신청하러 가다가 머리에 전기가 팍! 하고 튀더니 왼쪽 신경이 전체적으로 다운 되면서 픽, 하고 쓰러졌다. 거기다가 공황장애로 과호흡 증상까지 와 숨까지 막혔다. 앞이 흐려졌다. 이러다 죽겠다 싶었지만 다행히 근처에 사람이 있어서 곧 오겠지 싶어 버텼다. 그러나 내가 쓰러지고도 30초가 지났음에도 근처에 있는 사람이 '넘어져서 민망한가 봐' 하고 반응이 없어서... 어억, 하고 아무 소리나 내니까 그때 사고라는 걸 인지하시고 도움을 주셨다.


봉투와 본인의 점퍼를 벗어 만들어 주신 베개 그리고 미지근한 물을 떠다 주시는 등. 마음 같아서는 펑펑 울고 싶었지만 울면 호흡만 가빠질 뿐이니까(급하게 잠옷차림으로 가느라 약도 두고 갔다), 당장 드러 누워서 잠들어 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으니까 고집부리며 서류 접수하고 고집부리며 빨리 집에 가겠다고 했다. 택시 타는 곳까지 마중 나와서 춥다, 춥다 하시면서도 끝까지 내 곁에 있어주시던 분들.






모쪼록 다른 건으로 명예훼손 고소건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보복 고소를 당해버려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 명예훼손 고소건은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아예 하지 않고 지나갔으면 좋겠다. 솔직히 고소로 이리저리 너무 힘들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 가장인데 나는 언제 즈음 편해 지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기 때문이다. 명예훼손? 그냥 하라고 냅두지 뭐. 사람들이 나한테 와서 물어보면 그냥 네, 제가 한 100억 정도 해 먹었어요. 저 사실 그 돈으로 강남에 아파트 3개 정도 샀다니까요? 그 자식 직장 1년 밖에 안다녔고 연봉도 2천 후반이었는데 퇴직금이 100억이 넘더라고요. 짱이죠? 하려고 한다.


가정폭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콱 죽이고 싶다.

그래, 이제는 죽고 싶다가 아니라 죽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