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과 이명

사진으로 남긴 기록에 대한 기억, 사진 에세이 메일링

by 김계피

MP3가 갖고 싶다고 말했던 날이 있다. 친구들이 모두 MP3를 가지고 있는게 부럽기도 했고 자습 시간에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는 모습이 아주 많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루는 아빠가 3만원에 2개하는 MP3를 사서 귀가 했다. 국산이지만 잘 만들었다고 하면서 나와 여동생에게 하나씩 주셨다. 내색은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MP3는 버튼 1개를 누르면 다른 버튼들이 다 튀어나왔고 어린 내가 보기에도 마감이 조잡했다.


그래도 일단은 MP3니까 조금 신난 마음으로 학교에 가지고 갔고 친구들은 어디 브랜드 것이냐고 물었다.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때의 내가 아는 브랜드는 나이키와 아식스 정도였다. 나 치고는 많이 발전한 것이었으나 그때의 나는 여전히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나란히 두고 구분하라고 하면 무엇이 나이키고 무엇이 아디다스인지 몰랐다.


아무튼 국내산 MP3는 그렇게 1주일 정도를 쓰고 고장이 나버렸다. 아빠가 고쳐주겠다고 했지만 고치면 고칠 수록 점점더 부서져서 고칠 수 없게 됐다. 여동생의 것도 고장이 났지만 우리는 아무런 내색도 할 수 없었다. 우리가 느끼는 슬픈 감정보다는 아빠의 무력감에 압도 되어 있을 때였다. 아빠는 툭하면 죽겠다고 했고 엄마가 말려서 어떻게든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엄마가 쓰던 핸드폰을 물려 받았어서 하필이면 엄마가 중요 문자메시지함에 저장 해 둔 아빠가 죽겠다고 한 말들을 고스란히 보고 말았다.


-OO아, 나 정말 살 자신이 없다. 지금 한강인데 네 얼굴이 지나간다. 미안하다. 내 보험금으로 잘 살아라.


이런 말들이었다.



이번에 아이리버 프리즘 MP3가 출시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쿠팡에서 블루 색상만 남아 조금 속상했지만 진성 아이리버 팬인 친구가 "뭔 소리야, 아이리버 프리즘은 원래 블루가 찐이야." 라고 말해주어서 기분이 굉장히 좋아졌다. MP3를 받고 안에 음악을 넣고 베란다 의자에 앉아 음악을 한곡 다 들었을 때 내 안의 어린 내 상처가 치유되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 한 켠이 환해 지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그 순간을 찍고 싶었는데 이전 이미 노래는 Ado 노래로 넘어가 버렸다. 본래 처음이라는 것은 기억 속에만 있고 영원히 붙잡을 수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니까, 두번째로 듣게 된 노래를 무심한 척 찍었다. 친구들이 쓰던 MP3의 미키마우스 귀 모양이 신기해서 돌려 보던 기억이 났고, 내가 동경하던 친구가 무심하게 아이리버 MP3를 귀에 꽂고 독서를 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친구는 내가 말을 걸 때마다 한쪽 귀의 이어폰을 빼며 "왜?" 혹은 "뭐라고 했어?"라고 말했다. 나는 그 모습이 부러웠다. 그래서 학교에 카세트 플레이어를 가지고 갔다. 친구들은 처음 본다면서 신기해 했지만 신기함은 시끄러움 때문에 금새 잊혀졌다. 테이프가 감기는 소리, 기계가 움직이는 잡음 때문에 친구들이 시끄럽다고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카세트 플레이어를 꽁꽁 감춰 소음을 작게 했다. 그래도 바깥으로 소음이 나갔고 선생님들이 야자 시간에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그래도 괜찮아, 이제라도 갖게 되었어.









이전에 찍어둔 사물에 관련 된 포토 에세이 메일링을 진행합니다. 아마도 위의 내용처럼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보복 고소로 인한 변호사 선임비용 및 승소비용 마련을 위해 생각한 메일링 입니다.




-신청 기간 : 2025년 12월 10일~2026년 1월 11일 오후 11시 59분(마감)

-메일링 기간 : 1월 12일 ~ 2월 23일 매주 월요일

-메일링 전달 파일 : 총 7개 (1개에 2-3편)

-입금 금액 : 15,000원

-신청 폼 : https://forms.gle/mJGswYAFysPhhzkJ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