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의 실패담 4편.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무신론자예요. 그렇다고 종교를 싫어하지도 않아요. 학문적 차원에서의 호기심이 있습니다. 각 종교의 가르침에는 내가 신자인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배울 점이 있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마음에서 우러나서 무언가를 믿을 생각이 없는 거죠.
제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사찰이나 유럽의 성당들은 구경하는 재미가 큽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가능하다면 가이드 투어 등을 통해 설명을 듣기도 해요.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교화가 왜 이렇게 그려졌는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나네요. 그 의미를 깨닫고 나니 그 많은 성화가 달리 보였어요. 홀로 따로 방문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보고 경탄합니다. 스페인 남부를 갔을 때 이슬람교 흔적을 봤을 땐 완벽히 다른 세상을 보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불교, 개신교, 천주교는 쉽게 접하는데 이슬람교는 그 정도는 아니다 보니 더 그랬던 거 같아요. 그 느낌은 튀르키예를 갔을 때 더 강하게 받았죠.
그런데 제가 종교에 무지하다 보니 여행에 영향이 간 경우가 있었어요. 이번 편은 그래서 풍성해지기도, 꼬이기도 했던 여행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17년 4월에 저는 유럽 여행을 떠납니다. 부활절이 언제인지는 알고 갔어요. 올해, 2026년은 4월 5일이 부활절이었죠? 매년 날짜가 다르더라고요. 전에 검색해서 부활절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알아본 적은 있는데 제가 별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아니라서 그런지 매번 잊습니다. 대충 4월에 부활절이 있겠거니 하면서 그 달에 여행이 잡히면 언제인지 검색하는 정도예요.
다만 이때는 부활절을 검색한 이유가 있었어요.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다가 떠나는 날이 부활절이더라고요. 다음 장소로 가는 기차는 오후 시간대였기에 기왕이면 오전에 부활절 미사를 보고 싶었어요. 특히 빈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면 더 좋겠다 생각에 조사해 보니 호프부르크 왕궁 내 예배당에서 진행되고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망설이지 않고 예약을 했습니다. 당시 검색해 보니 빈 소년 합창단이 잘 보이는 자리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던데 제 경우는 소리만 들으면 된다 생각으로 대충 적당한 자리로 예약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빈에 도착해서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완전 신세계였어요. 구경거리가 기대를 뛰어넘게 많은 거예요! 시내 곳곳에 마켓이 넘쳐나는데 대체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정신이 없었어요. 구글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곳에도 임시 마켓이 생길 정도라서 그냥 걷다 보면 마켓이 보여서 구경하게 되는 매력이 있었죠. 대개는 부활절 기념상품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 종류도 어찌나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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