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귀와 성급함의 컬래버레이션

투자에서의 실패담 1편.

by 김연큰

긍정적 의미이든 부정적 의미이든 요즘 주식 얘기 안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듯합니다. 지난 달인 2026년 1월에는 코스피(KOSPI) 지수가 처음으로 5천 선을 넘었고 미국 다우(DOW) 지수도 지난 주(2026년 2월 6일) 처음으로 5만 선을 넘었지요. 이 글의 표지 이미지를 코스피 차트 스크린숏으로 하기로 결정하고 과거 지수를 살펴보니 참으로 상전벽해다 싶습니다. 10년 전인 2016년 2월에는 코스피 지수가 1800 선이었더라고요.


주식 시장 그래프는 전체적으로는 우상향의 모습을 보이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변동성이 굉장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2016년 2월의 경우 엄청난 하락장이었어요. 중국 및 북한 등 대내외 악재가 있었고 연중 최저점을 찍은 때입니다. 하지만 2월 말에 반등에 성공하여 1900선을 회복합니다. 이후의 그래프를 확인해 보니 급히 치솟다 급히 내리꽂다 난리도 아니었네요. 긴장 상태와 이완 상태를 오가는 심박수 그래프 마냥 그야말로 쌩쑈를 합니다. 그래서 단타 성공률이 낮고 장기투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죠.


저는 아버지 덕분에(?) 주식 거래에서 단타의 무서움을 일찍 알게 됐어요. 이 글 제목에 있는 팔랑귀는 아버지고 성급함은 접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무색하게 2대가 합심한 결과가 어쩌다 대참사로 이어졌는지 지금부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하 ‘아버지’ 대신 ‘아빠’로 표현하겠습니다.)




아빠의 도움 요청


제가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아빠는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대학 등록금 때문에 돈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던 거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주변에서 가장 빠르게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주식이라고 추천하지 않았을까요?


어느 날- 아마 방학이어서 매일 학교를 가지는 않던 때로 기억합니다. 아빠는 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집에 있는 PC를 통해 주식 거래를 해보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겠냐는 거였어요. 아빠는 컴퓨터를 전혀 다룰 줄 모르는 컴맹이었고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습니다. (아빠는 2020년대 들어서야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이 없을 경우 증권사 지점에 직접 방문하거나 ARS 혹은 PC용 프로그램(HTS;Home Trading System)을 통해야 거래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에는 PC가 한 대 있었어요. 본래 저와 동생이 공용으로 사용했지만 제가 대학 전공을 컴퓨터공학과로 정하면서 사정이 좀 달라졌습니다. 대부분의 과제가 코딩이었기에 평일에는 제가 컴퓨터를 점거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PC를 사용하려면 누군가 컴퓨터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줘야 했고 주식 거래일은 평일이므로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당시 상황상 당연했습니다.


저는 주식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고등학교 경제 시간에 배운 지식이 전부였어요. 그래도 별 상관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빠가 요구한 건 컴퓨터를 켜고 끄는 법과 주식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까지만 알려달라는 것이었으니까요.


우선 저는 컴퓨터 켜고 끄는 법을 알려드리고 이어 주식 프로그램을 설치했습니다. 아빠 계좌 정보를 받아 로그인까지 성공했어요. 아빠도 저도 주식 프로그램은 처음 보았는데, 우선 제가 전체적으로 보고 익힌 다음에 아빠에게 방법을 알려드렸습니다. 계좌 정보는 어떻게 보는지, 매수는 어떻게 하는지, 매도는 어떻게 하는지 등등을요.


아빠는 신문물을 접하고서 모든 게 신기하고 재밌게 느끼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마우스를 다루는 건 금방 익히셨는데 키보드를 통해 자판을 치는 건 시간이 필요할 듯했어요. 당분간은 제가 대신 타이핑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아빠가 원하는 종목을 말씀하시면 제가 그 종목에 접근하는 것까지 도와드리는 식이었어요.


처음으로 매수하던 날이 아직도 생각나요. 아빠는 어떤 종목의 주식을 사고 싶다고 했고 저는 그 종목명을 입력했습니다. 아빠가 원하는 가격을 입력했고 조금 기다린 후 매수가 완료되었다는 알림이 떴어요. 그날 그 주식 가격이 계속 올랐어요. 수익이 실시간으로 올라가던 와중, 아빠는 이걸 다시 팔자고 했습니다. 저는 의아했지만 시킨 대로 따랐습니다. 매도가 완료되자 아빠는 잔고를 보자고 했습니다. 몇십만 원 늘어난 잔고를 보며 아빠는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빠 돈 버는 거 봐라. 몇 분만에 몇십만 원 벌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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