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식처는 어디인가

네 번째 책, 서경식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by 김연큰

이전 글에서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다루었습니다. 카뮈는 소설을 통해 사람을 죽게 하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도 "사람을 죽게 만들거나 또는 죽게 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모든 것"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며 특히 이란과 미국 사이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고 썼는데 기어코 일이 터졌네요. 하루빨리 평화의 시간이 다시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저는 <페스트>를 읽으며 광주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이어 서경식 님의 책, <디아스포라 기행>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은 특이한 책입니다. 저는 제 책장에서 이 책을 '여행' 서적 쪽으로 분류해 놨는데요. 내용은 단순 여행기로 보기 어렵습니다. '재일조선인'이라는, 한국-조선-일본의 경계선에 선 정체성을 가진 작가가 런던, 잘츠부르크, 카셀, 광주 등을 여행하면서 '추방당한 자의 시선'으로 사유한 것을 서술한 책입니다. 흔히 접하기 어려운 시각이죠.


이번 글에서는 그중 '광주' 여행기를 읽으며 든 이런저런 생각을 펼쳐보려 합니다. 이 책은 각 여행지 별로 부제가 붙어있는데요, 광주 편의 부제는 <폭력의 기억>입니다.


이 글에서는 책 전반의 감상을 다루지 않습니다. 책을 읽다 든 생각 중 '제 인생 및 가치관에 영향을 준 생각'을 위주로 다룹니다.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저의 감상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kim-lotus-root.tistory.com/39




이상한 요청


저자는 1990년 봄에 처음으로 광주를 찾습니다. 한국에 와서 어딘가 지방을 방문한다면 그 어디보다 광주가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는 광주민주화항쟁에서 희생된 이들의 묘지가 있는 망월동을 방문합니다. 이어 택시를 타고 광주교도소 '옆을 지나가' 달라고 부탁합니다. 차 안에서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요.


현재의 관점에서 봐도, 그 시대에도 이상한 요청입니다. 다만 이상하게 보이는 이유가 다릅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는 '그냥 거길 가보면 될 것을 왜 굳이 차 안에서 바라볼 테니 옆을 지나가 달라고 요청하나?' 싶죠. 그 시대의 관점에서 볼 때 이상한 요청인 이유는 책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군사정권 시대 한국에는 사회 이곳저곳에 '방첩'이라는 명목으로 감시망이 형성되어 있었다. 택시 기사는 수상쩍은 승객을 태웠을 때는 즉각 신고해야 한다. 입을 다물고 있다가 성가신 일이 생기면 기사 본인이 위험해진다. 그런데 지금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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