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마이너 Jun 13. 2020

구독자 천명을 핑계로 부치는 편지

안녕하세요. 김마이너입니다.

구독자 천명 달성에 맞춰 글을 올리는 게 자칫 으스대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고민했지만 짧은 댓글로는 미처 담을 수 없는 마음을 전하는 위해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회사생활에 괴로워 하던 시기, 누군가에게도, 어딘가에도 차마 말하지 못한 생각들과 고민들을 이 장소에 남몰래 배설했었죠. 지금 다시 읽어보면 자의식이 충만하여 다소 강하거나 치기어린 생각들도 보여 부끄럽지만, 그것 또한 당시의 제가 느꼈던 솔직한 생각이었다고 받아들입니다.


지금 백수가 된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도 다들 군대에서 유격훈련을 받고 있을 때 혼자 쉬고 있는 열외자가 된 것처럼 죄스러운 마음이 들거나,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괜히 "나는 이렇게 내 멋대로 살고 있어!"라고 위화감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믿습니다. 간혹 전 직장 동료들이 "퇴사하고 나니까 어때?"라고 묻는 질문에 감히 섣부르게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냥 저 또한 제 마이너한 정답을 찾아갈(또는 만들어갈) 뿐이고 그 과정을 부족한 글솜씨로 기록할 뿐이니까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을 보면 이 세상에 실은 저와 같은 'O마이너'들이 많이 숨어있거나 그런 마이너들조차 품어줄 수 있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희망을 느낍니다.   


구독자 여러분, 아니 구독자가 아니더라도 제 글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

얼굴도 모르는 사이임에도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시고 제 삶을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

가는 길은 조금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저를 생각하고 응원해주는 전 직장 동료분들,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2020. 6. 13. 김마이너 올림 -




 



작가의 이전글 아이처럼 살아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