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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키미 Apr 06. 2017

고택에서 하루 살아보기

청주 청원이항희가옥


우리가 여행지 숙소에서 느끼는 '이질적인 편안함'은 미니멀리즘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잘 쉬고 잘 자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세간살이 가득한 내 집에서는 어려운 '미니멀라이프'의 대리만족이랄까.



청주의 고택은 미니멀리즘과는 거리가 멀었다.


진짜 옛날 양반집


뭔가 지저분하면서도 낭만적인 물건들


숙소에서 내 집보다 서른 배쯤 많은 세간살이(과장 아님) 안에서 자야 하다니. 속 시끄러운 느낌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쉬고자 찾는 숙소로 여겨선 안 되는 곳이었다.




이 방에 묵었다.


옛날 집에는 꼭 이렇게 귀여운 붙박이장이 있더라.


옷을 걸려고 문 열었으나 자리 없음 ㅋㅋ


장도 죄다 옛날 것들


장 안에도 뭔가 (쳐박아 놓은 듯한..) 물건이 많다 ㅋㅋ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조선 철종 시대 고택. '청원이항희가옥'이라고 치면 무려 포털 백과사전에 나온다. 지금은 (아마도) 후손이 살고 있고 우리에게 안채 방 한 칸을 내어준 것. '체험'하는 곳인 셈이다.


게다가 주인 부부의 배려는 부담스럽고도 정겨웠다. 어떻게 알고 이런 누추한 곳까지 찾아왔냐며 연신 불편한 덴 없는지 춥진 않은지 마음 써 주셨다.






(원래 아침밥 안 주는데) 혹시나 하고 물었더니 신경 쓰이셨는지 급기야 라면을 끓여 주셨다. 디저트라며 엄청 큰 사과도 주셨다. 정말 부담스럽고 정겹지 아니한가.


정말 맛없는 라면이었지만 꿋꿋이 다 먹었다^^


 


안녕 개?


개 못생긴 개


주방도 살짜쿵 들어가 봤다.


가마솥이다!


역시 세간살이 만렙..


여기는 조형가인 아저씨의 공간


그리고 그의 아내




에어비앤비 가라사대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참 잘 만든 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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