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아랫장
언제부턴가 재래시장 대신 전통시장이라는 말이 쓰이는 것 같다. 궁금하면 검색해 본다.
2010년,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으로 변경된 탓이었다. 오호.
법에서 정의한 '전통시장'의 의미도 찾아봤다.
"자연발생적으로 또는 사회적·경제적 필요에 의하여 조성되고,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가 상호신뢰에 기초하여 주로 전통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장소"
상호신뢰에 기초한 거래라니, 맞는 말 같은데 틀린 말 같고 틀린 말 같은데 맞는 말 같은..
그건 그렇고,
여기가 순천 아랫장입니다.
정겹지라?
지정된(?) 공간만이 아니라 근처 골목골목까지 장이 선다. 정말 넓어서 다리가 아플 지경.
다육이처럼 생긴 와송(瓦松). 기와에서 자라는 식물로 알려졌는데 기와 아닌 데서도 잘 자란다고. (ㅋㅋㅋ)
도미노피자 러브앤땡스 박스에서 박보검이 든 꽃을 치킨으로 오해한 적 있는데...
이 버섯이 꼭 그 꽃처럼 생겨서... 이것도 후라이드 치킨 같았... (전지적 치킨관점)
숲에서 본 그것! 어디에 쓰이냐 물으니 술 담그고 뭐도 하고 뭐도 한다고, 서울 아가씨들이 신기해하니까 장사하시는 분들은 우리를 신기해하셨다.
"엄마가 이런 건 다 먹어보고 사는 거랬어"
평소엔 엄마 말 되게 안 들으면서 시장만 가면 효녀 되는 친구. 잘도 주워 먹더니 제일 훌륭한 오디를 골라서 구입했다.
순천은 순대가 유명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사실인진 모르겠으나 일단 백종원 아저씨 다녀간 순댓국집 있음) 핫바에 순대 넣는 걸 보고 "어머 저건 먹어야 해!" 발동. 셋이서 나눠 먹을 거라니까 저렇게 핫바다발 만들어 주심.
또 막 주워 먹던 친구가 발견한 신박한 건어물. 아저씨가 "양태"라는 이름을 알려 주시며, 술안주 할 거면 한 되, 반찬 할 거면 두 되 사야 된다고 했다. 반찬 만들다가 하나 둘 주워 먹다가 다 없어지니까 미리 두 되 사야 된다고. (ㅋㅋㅋㅋㅋㅋ) 실로 그날 밤 맥주 도둑이었음.
미혼 아가씨 셋이서 이거 주세요, 저거 주세요, 깎아 주세요, 하니까 총각(?)이 보기 드물게 싱글벙글했던 모양이다. 옆에 할머니들이 총각 저렇게 말 많은 거 처음 본다며 구경하고, 우리는 그런 할머니들 귀여워서 또 구경하고. (ㅋㅋㅋㅋ) 친구들은 이거 먹느라 1박 2일 동안 입이 쉬질 않았다.
맛깔나는 여행이었다.
순천 여행은 아랫장 서는 2일, 7일에 맞춰 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