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조계산 선암사
알쓸신잡 2화 순천편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방송 며칠 전에 순천에 다녀왔기 때문. 내가 직접 보고 느낀 순천을 알쓸신잡 멤버들은 어떻게 소개해줄지 기대가 컸다. 선암사가 나올 때부터 꺅 소리가 절로 났다. 신나고 신기해서 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그렇지만 선암사의 아름다움을 다 보여주기엔 방송이 넘나 짧았던 것.. (직접 가 보라는 의도인가..!)
그래서 직접 가서 찍은 사진을 잔뜩 올린다.
절에 가면 보통 주차장에 차 세워두고 조금 걸어서 입구, 또 입구에서 한참 걸어야 절에 도착한다. 그 길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선암사는 다르다. 절에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힐링 각. 길도 넓고 평탄해서 이대로라면 산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든다.
살짝 오르막으로 꺾일 즈음, 일주문이 나타난다.
색이며 문양이며 글씨며, 빛과 녹음까지. 이미 마음을 빼앗겼다.
개인적으론 대웅전 뒷모습이 참 고와서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 고운 색이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 돼서 아쉽다. 또 알쓸신잡 방송을 보며 아쉬웠던 건, 대웅전 전면 바라보며 산세와 어우러지는 곡선을 감상하지 못한 것. 그런 깊은 뜻이 있으리라고는 헤아리지 못했다.
모든 구조물의 색, 선, 형태 하나하나가 아름다웠다. 꽃과 나무와 풀 하나하나가 우아했다.
'뒷간' 표기와 타이포가 재밌었다.
물 수(水), 바다 해(海)가 새겨놓은 건 화재 예방의 바람이 담겼으리라 생각했다.
매화 피는 날에는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잔잔히 계속 감탄했다.
걸음걸음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국내 여행할 때면 그 동네 김밥을 꼭 먹어본다는 친구. 순천 일대에만 체인점을 둔 '리틀마리 김밥'을 사 갔다. 소풍 기분 내보자는 심산이었다. 편백나무 숲에서 200% 만족스러운 점심시간을 가졌다.
동자승 인형조차 이토록 작품 전시하듯.
해가 질 때까지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내려왔다. 계곡 물에 발 한 번 담그는 건 잊지 않았다. 계곡 아래서 올려다보는 승선교가 일품이었다.
조계산에 있는 두 개의 큰 절, 선암사와 송광사는 제각기 유명하다.
선암사는 태고종 총본산(본부가 되는 큰 절).
태고종은 승려의 결혼을 허용하는 종파로 잘 알려져 있다. 순천/벌교 일대를 주무대로 한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님이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가 선암사 부주지였다고.
송광사는 조계종 본산이자 우리나라 삼대 사찰 중 하나.
보조국사 지눌 등 큰 스님을 많이 배출했다고 하여 승보사찰이라고도 불린단다. 알쓸신잡에서 법정스님이 송광사에 머물렀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건 그렇고, 송광사와 선암사를 잇는 길이 정말 아름답단다. 송광사 둘러보고 그 길 따라 선암사로 넘어와 매화까지 보는 코스로. 힘들 테니 잠은 선암사에서 템플스테이로. 다음 번 방문 계획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