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를 구분하는 법
취미.
- 전문적으로 하려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 아름다운 대상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힘
-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
특기.
남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
자기를 소개하는 글이나 문서들을 보면 취미와 특기를 적는 란이 있곤 합니다. 어릴 때 샀던 캐릭터 다이어리를 쓸 때 가장 앞이나 뒤에 나에 대해 한 바닥을 꽉 채워 놓도록 만들어둔 장이 기억이 납니다. 취미와 특기는 꼭 붙어 있거나 혹은 한 칸에 그 둘을 모두 적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아요. 어린 마음에 사이가 가까운 그 두 단어가 똑같은 것이라고, 하다못해 아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전을 찾아보니 뜻이 아주 다릅니다. 겹치는 부분이 있을까 생각해 봐도 고개만 갸우뚱 기울어집니다. 나를 사례로 들어 생각해 볼까요.
종종 간단한 홈베이킹 하고 있습니다. 이 취미는 1번 취미에 가깝습니다. 돈을 벌려는 전문적인 의도가 아니라 간단한 영상을 보고 따라 만드는 재미가 좋아하는 일입니다. 내 시간을 들여 내 눈으로 결과가 바로 보이는 일이라 할 때마다 즐겁다는 생각이 들고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만든 과자나 빵을 주위 사람에게 나눠주고 평을 듣는 일도 좋아합니다. 입맛이 날카로운 친구에게는 발전할 부분을 찾을 수 있고 입맛이 부드러운 친구에게는 기꺼운 칭찬을 들을 수 있습니다.
2번 취미에 가까운 것은 독서 같습니다. 특히 청소년 소설을 자주 읽는데, 언제나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글을 통해 감상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거든요. 꼭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아니고, 청소년 소설이 아니더라도 글을 읽다 보면 희미하게 반짝반짝거리는 주제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어떤 에세이에서는 그게 휴식과 안정이 되고, 어떤 추리 소설에서는 그게 관찰력과 통찰력이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 취미에 해당하는 것은 뭘까요. 감흥이라는 단어의 명확한 뜻은 또 뭔지 찾아보니 마음속 깊이 감동받아 일어나는 흥취라고 합니다. 그러면 오히려 독서가 이쪽에 가까울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문득 뜨개질이 떠오릅니다. 최근에 유튜브 영상을 넘기다가 보게 된 뜨개질 소품이 귀여워서 손재주가 좋은 친구에게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취미라니 어쩌면 지금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취미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취미에 대해 오래 고찰해 봤으니 다음으로 특기에 대해서도 생각을 이어가려 하니 잘게 자른 국수 면발 마냥 생각이 툭툭 끊깁니다.
남에게 없는, 나만이 가진,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
그런 게 있을까? 하는 생각만 이어지며 조금 의기소침해지기까지 합니다.
문득 내 취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가 떠오릅니다. 나 또한 그 친구의 취미를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나는 그 분야에 흥을 느끼지 못하고 마음이 당기지 않는걸요. 그러다 보니 이해하려는 마음도 감상하고픈 생각도 잘 들지 않습니다. 즐기기 위해서라면 그런 일을 할 생각보단 누워서 잠을 자는 게 더 낫지라고 할 정도로요. 이렇게 생각해 보니 취미를 발견하는 힘이, 취미를 찾는 마음이 곧 특기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남들이 찾지 못하는 내 취미의 가장 빛나는 부분을 찾는 능력이 나의 특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