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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Jun 15. 2020

삶의 변화를 위한 자세

여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재택근무로 바뀐지도 어느덧 2달이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첫 번째 달에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해서 여러 가지로 생소하고 또 적적한 마음도 들었는데 두 번째 달에는 나름 적응해서 시간을 크게 낭비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첫 번째 달에는 코비드로 인한 재택근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의 마음의 평정심을 갖지 못해서 저녁에 술도 자주 마시고 무언가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렸다고 한다면, 두 번째 달에는 운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술도 절제하고 해서, 생활이 거의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심리적으로 평정심을 찾아서 몸무게도 예전과 동일한 상태로 유지되고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외부 상황은 똑같지만 (사실 더 악화되었지만) 저의 생활은 첫 번째 한 달보다 두 번째 한 달에서 더 건강하고 평정심을 지킨 것이니 도대체 무엇이 그러한 변화를 가져온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면서 지난 한 달간 내 내면에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인가를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그 답을 나누고자 합니다.



사실 우리는 굳게 마음을 먹고 의지를 가지고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않습니다. 진정 제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심이나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지난 나의 삶을 돌이켜 볼 때 너무나 자명합니다. 그건 아마도 저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독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의지나 결심이 아니라 사실은 태도(또는 관점)입니다. 저는 첫 번째 달에서 변화된 외부환경을 수동적으로 인식했습니다. 내가 원한 상황이 아니라 내가 어쩔 수 없이 맞이한 상황이니 그 상황에 대해 저는 수동적인 태도를 가졌던 것입니다. 두 번째 달도 물론 어쩔 수 없이 맞이한 상황이니 수동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었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달에는 자가 격리하는 나 자신을 불쌍히 여겼다면 두 번째 달에는 자가 격리하는 게 즐거운 선택이고 오히려 내 시간을 100%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좋은 기회로 여겼습니다.



결국 삶의 변화는 관점의 변화에서 얻어집니다. 내가 처한  상황이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이고 그래서 나는 그런 원하지 않는 상황에 억지로 끌려 나온 불쌍한 존재라는 생각은 내가  상황에서 주인의식을 갖기보다는 노예 의식을 갖게 되고,  시간을 능동적으로 보내기보다는 술이나 마시면서 수동적으로 낭비하기 쉽게 합니다.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비결은 내가 처한 상황을 수동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능동적인 자세를 갖는  있습니다. 이번 여름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것에 시간을 완전히 쏟으면서 보낼  있으니 연구 삼매경에 빠지기에는 아주 절호의 기회로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를 불쌍한 존재로 간주하는 자기 연민은 사실 좋은 자세가 아닙니다. 그건 부정적인 감정을 뜯어먹으면서 패배자로서의 자신을 인식하고 정당화하는 것인데  감정을 즐기다 보면  안에 있는 자기기만적 요소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속기 쉽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은 환경에 어쩔수없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실 자기기만인 것입니다. 그건 최선을 다하지 않기 위한 핑계인 것이기에 자기기만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를 불쌍한 존재로 인식하는 자기 연민보다는 자기를 사랑받을만한 귀한 존재로 인식하는 자기 사랑이 훨씬 더 좋은 자세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기만적인 유혹에 쉽게 굴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자기에게 가장 귀한 것을 선물하고 싶어 합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을 긍정하고 그 삶에서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채울 때 자기 사랑의 실천의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걸 위해서 자기 마음을 살피고 자기기만을 이겨내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서 원하는 자신의 삶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자기 구원의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기 구원의 경험이 있어야 남도 제대로 도울 수 있는 것입니다. 나 자신의 삶도 혼란스러우면서 타인의 삶을 돕겠다고 하는 것은 그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감정과 에너지를 낭비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옛말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하는가 봅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관점의 변화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이 관점의 변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변화에 저항하려는 자기기만적 요소를 알아채는 분별력과 영민함이 필요합니다. 많은 경우 우리의 변화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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