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교수생활의 가장 커다란 장점을 이야기 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천하의 영재를 가르치는 즐거움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통계학 내에서는 아이오와 주립대가 랭킹이 괜찮은 편이고, 특히 중국에서는 아이오와 주립대에 대한 인지도가 제법 있는 편이라 그런지 특히 중국에서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 오는 편이었다. 뭐 인구가 워낙 많으니 확률적으로도 머리좋은 학생들이 중국에 많은건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내가 아이오와에 자리를 잡고 지도학생으로 첫번째 배정된 친구는 Sixia Chen 이라는 학생이었는데 중국 후단대 수학과 출신이었다. 그런데 같이 연구를 해보니 깜짝 놀랄만큼 수학을 잘하는 것이었다. 중국 후단대는 중국의 3대 명문 대학(북경대, 칭화대, 후단대) 중의 하나였고, 중국은 인재들이 의대를 선호하지 않고 자연과학을 선호하는데 특히 수학과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후단대 수학과에는 수학 특기자 전형이 있는데 그건 중국 수학 올림피아드 입상자에게 특례 입학을 해주는 것인데 그 학생이 특례 입학 출신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기는 고등학교때 운동부 운동하듯이, 수학 올림피아드 준비반에서 하루종일 수학을 공부하는 훈련을 했는데 아침에 선생님이 어려운 문제 하나를 내주고 가면 그걸 하루종일 끙끙대며 풀다가 오후 늦게 선생님이랑 답을 맞춰보곤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인가를 받고 후단대 수학과에 특기생으로 입학한 것이니 이런 레벨의 학생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에서는 볼수 없는 수준이었고 아마도 서울대나 카이스트에서도 톱 수준의 학생이 저 정도 수준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친구를 박사 제자로 받아들여서 논문 지도를 하게 되었으니 기쁘기도 했지만 또한 엄청나게 부담되기도 했었다. 하루는 이런 학생을 지도한다는게 너무 기뻐서 네이버 블로그에 "보물찾기"라는 글을 적기도 하였다.
https://blog.naver.com/kim00020/60072349371
그 친구가 2008년 가을부터 2013년 봄까지 나의 아이오와 초반 시절을 함께 보냈는데 수학 실력은 엄청 뛰어났지만 논문 아이디어 내는건 감이 없고 시야가 좁아서 그래도 내가 도와줄 부분이 있었다. 나는 경험이나 아이디어는 좀 있는데 수학적 테크닉이 좀 딸리고, 그 친구는 수학적 테크닉이 뛰어난데 다른 부분이 약하니 나름 괜찮은 콤비네이션이 되었던 것이다. 그 친구는 2012년에 박사를 받아 졸업하고 회사에서 2년간 지내다가 오클라호마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채용되어 지금도 나랑 연구 프로젝트를 하나 같이 하고 있는 중이다.
또다른 인상적인 학생은 2010년에 만난 중국 과기대 출신의 Ming Zhou 라는 친구이다. 그 친구는 원래 다른 지도교수가 있었는데 그 교수가 뉴욕대로 떠나서 내게 마무리 논문 한편을 더 쓰려고 해서 그 친구의 공동지도교수가 되었다. 처음에는 학교에도 잘 안나오고 계속 job search 에만 신경을 쓰길래 불성실한 친구로 생각하고 냉정하게 대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약간의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job 오퍼를 받게 되니 내게 찾아와서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이제 취직이 되어서 빨리 졸업하고 싶은데 내가 무슨 논문을 쓰면 되겠냐?" 나는 기가 막혔지만 한번 해보라고 어떤 아이디어를 던져주었는데 놀랍게도 그 친구는 3주만에 논문을 완성해 왔다. 그 논문은 나중에 Biometrika 라는 톱 저널에 실렸다.
그 친구는 뛰어난 내공을 가졌는데 공부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돈많이 주는 제약회사로 갔다. 아마도 그 친구에게 논문이라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한달만에 뚝딱 만들수 있는 것이기에 별로 흥미가 안생긴게 아닌가 싶었다. 그 친구가 2011년 여름에 졸업을 했으니 아이오와에서 나의 첫 박사 제자가 되었다. 그런데 2011년 가을에는 Sixia Chen 이나 Ming Zhou 의 레벨을 한단계 더 뛰어넘는 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친구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더 길게 설명을 해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