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교수생활 (7)

by 김재광

성장기 3년에 (2011-2014년) 굳뉴스도 제법 있었다. 첫번째 굳뉴스는 2011년 가을에 왔는데 메릴랜드 대학 (College Park)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온 것이었다. 오퍼를 받은건 아니고 교수 채용에 지원하지 않겠냐는 의향 타진이었지만 나를 콕 찝어서 연락을 한 것이니 사실은 된거나 마찬가지였다. 그 대학은 워싱톤 DC 에 가깝게 자리잡아 있고 근처에 정부기관이 많이 있어서 특히 샘플링에 대한 교육 수요가 제법 있는데 그걸 담당하는 대학원 프로그램 (JPSM: Joint Program in Survey Methodology)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원래 나는 교수 채용에 지원을 먼저하지는 않지만 상대가 꼬시면 팔랑귀가 작동해서 지원을 하는 스타일이 다. 게다가 메릴랜드 대학이면 학교도 괜찮고 특히 그쪽 지역이 한국사람이 살기 좋은 지역이라서 그 스카웃 제의를 받아들이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걸 몰래하기는 좀 그런것 같아서 지도교수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정말 가고 싶냐고 물어보시면서 학과장에게 이런 사실을 이야기해서 카운터 오퍼를 받는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한달 정도 고민을 했었다. 하루는 여기 있는걸로 결정을 하다가 다음날엔 그래도 살기좋은 곳으로 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었고 또 그 다음날은 다시 생각이 바뀌는게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학과장도 그 소식을 알게 되었고 학과장은 학장에게 가서 카운터 오퍼를 받아왔다. (카운터 오퍼는 떠나지 말고 있어달라고 잡는 조건으로 제시하는 오퍼인 것이다.) 연봉을 40프로 가까이 올리면서 학과장이 나를 잡았다. 게다가 아들이 또 이사가기 싫다고 해서 결국 못이기는척 카운터 오퍼를 수락해서 아이오와에 있게 되었다.


결국 인터뷰를 다녀온 것도 아니고 외부 스카웃 제의만을 가지고 내 연봉을 올린 것이니 손해볼께 하나도 없는 장사였고, 학과 내에서 몸값 인정도 받고, 또 그런 경험을 통해서 미국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다. 한국에서는 다른 학교로 떠나면 일부는 아쉬워하고 일부는 배신자 운운하며 욕을 하는데, 미국은 깔끔하게 돈으로 잡거나 아니면 보내거나 하니 쿨한 것이다. 게다가 나는 메릴랜드 대학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정교수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어서 결과적으로 아이오와에서의 정교수 승진을 수월하게 하게 되었다. 메릴랜드에다가는 이번에 내가 정교수 승진 패키지를 냈기에 정교수가 아니면 지원할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를 했고, 메릴랜드에서 정교수 줄수 있다는 대답을 듣고는 봐라 이렇게 좋은 조건인데 아이오와는 나에게 뭐를 해줄수 있냐고 묻는 식이었다. 마치 포커판에서 양쪽 레이스를 받아서 당시로는 최대한의 레버리지를 얻은 셈이 되었다.



그리고는 2012년 봄에 정교수 승진을 순조롭게 하였고 그해여름에는 미국통계학회로부터 펠로우를 받았다. 한국에 있으면 미국통계학회 펠로우 되기가 매우 어려운데 아이오와로 왔더니 훨씬 수월하게 펠로우가 된 것이다. 그게 일종의 미국온 보람이라고 한다면 보람일수도 있겠다. 몇년 뒤에는 Gertrude M Cox award 라는 것도 받았는데 그 상은 RTI 설립자를 기념하여 샘플링이나 실험계획 같은 응용분야에서 미국에서 (박사 15년차 이내에서) 매년 1명씩 주는 상이다. 펠로우는 통계학자들 중에서 매년 40-50명씩 주는 것이지만 Cox award 는 분야가 좁긴 하지만 한명씩만 주는 상이고 그 분야에서는 제법 권위가 있는 상이었으니 그것 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인정을 받은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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