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는 두어가지 기억할 만한 일이 있었다. 하나는 책을 출간한 것이다. "Statistical Methods for Handling Incomplete Data" 라는 제목의 전공서적이었는데 2010년 정도에 계약을 했는데 2013년 여름에 출간을 했다.
아이오와로 돌아와서 전공을 샘플링에서 missing data 로 바꾸면서 학생들 논문지도를 하는데 마땅한 책이 없어서 그 분야에 대한 좀 깊이있는 내용을 담은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아이오와에서 그 과목을 개설을 하면서 내용을 정리할수 있었다. 그래도 책을 쓰는건 워낙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이라 2년 정도는 제법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내가 아이오와의 교수로 돌아온 것을 두번째 유학에 비유했는데 실제로 이 책을 쓰면서 나는 새로운 전공을 취득한 셈이 된 것이다.
missing data 라는 분야는 단순히 선택편향을 보정하는 문제 뿐만 아니라 여러 통계학 모델(measurement error model, mixture model, multi-level model 등등)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다 설명하는 방식이기에 이걸 공부하면서 응용통계에 대한 시야가 확 트이게 되었다. 실제로 이 책이 완성될 무렵에는 그동안 지엽적으로 이해했던 부분들이 안개가 걷히듯 걷히면서 높은 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되었는데 그때 즈음에 이제 아이오와에 돌아온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침 책을 출간하고나서 안식년을 받게 되어서 그 안식년을 맞이하여 2013년 가을부터는 한국에 가게 되었다. 학교를 몇번 옮기는 바람에 교수생활 시작한지 11년만에 처음 갖는 안식년이었다. 한미과학재단에서 하는 해외 과학자 초청산업에 선정되어서 서울대 통계학과 박태성 교수님 호스트로 안식년을 보냈다. 5년간 아이오와에서 도를 닦았으니 1년간 한국에서 지내면서 다음 인생을 계획해 보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한국에 가자마자 등산장비를 잔뜩 사서 등산을 하기 시작했는데 숙소가 관악산 밑의 호암 교수회관이라 관악산을 주로 다녔다. 서울대에서는 대학원 과목 1과목을 강의하고 남는 시간에 연구보다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등산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해 초에는 통계청과 큰 다툼이 있었다. 이명박 정권시절에 통계청이 지니계수 조작 관련 의혹이 있었고, 박근혜 후보가 대선 후보자토론에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야권측의 주장에 대해 지니계수 상으로보면 양극화가 심해진게 아니라는 반론을 하는 것을 보고 분노감이 생겼다. 소득통계가 측정이 어렵긴 하지만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여 결국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밝히지 못했다는 생각에 통계청의 의혹을 국제 통계학회에 알리고 이를 통해 "국가통계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그 결과 통계청에서는 내가 요주의 인물이 되었다. 그때만 해도 정권 비판을 하면 환영받는 시절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