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까지는 서울대에서 안식년을 보냈는데 몇가지 기억나는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세월호 침몰 사건이다. 4월 16일 그날은 인제대학교에 세미나를 하러가서 발표를 하고 저녁에 그곳 교수님들이랑 식사를 하는데 식당에서 그 뉴스를 봤다. 그런데 전원구조 이런 내용이 나와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보니 어처구니 없이 그 수백명의 아이들을 구하지 못하고 죽는걸 지켜본 것이다.
나는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전에도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감정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비판을 했었다. 뭐라도 해야할것 같아서 페이스북에 통계마당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통계학 관련 포스팅도 올리고 서로 지식도 나누는 활동을 하게 했는데 그 통계마당은 아직도 운영되고 있다. 내가 한국정치에 관심을 갖고 과몰입을 하게된 직접적인 계기가 그 세월호 사건이었던것 같다.
또 하나는 그해 6월 초에 동시지방선거가 있었는데 그 선거예측 관련하여 JTBC 에서 지원하여 프로젝트를 했었다. 40대 이상에게는 서울리서치에서 집전화 조사를 하고, 40대 이전 세대에서는 아이디인큐라는 회사에서 하는 오픈서베이 패널을 통해 샘플링을 하고 스마트폰으로 조사를 한후 내가 개발한 가중치를 사용해서 결합하고 거기에 지난번 선거를 이용하여 베이즈 추정을 해서 최종 예측을 하는 방식으로 했었는데 제법 힘이 들었지만 흥미로운 프로젝트였다. 그 프로젝트에서 나를 도와준 친구가 내 연구실 박사과정생 임종호였는데 그 친구는 지금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가 되었다. 그 프로젝트를 하면서 프로젝트 팀 멤버인 김도훈 대표, 이상경 사장님, 연세대 김주환 교수 등과도 좋은 교제를 나누었다. 나중에는 손석희 사장님이 미국 잘 돌아가시라고 점심도 사주어서 사진도 같이 찍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느꼈던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나같은 동양인 교수가 주요 언론사와 갑자기 연결이 되어서 어떤 새로운 기법으로 선거예측 조사를 시도한다는게 어려웠을텐데 한국만해도 네트워크가 좁아서 그런게 가능했던 것이다. 다른 하나는 축적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분명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그런 실험을 했으면 그걸 한번의 시도를 끝낼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시행착오를 거쳐서 의미있는 진전이 이루어야 할텐데 그 시도가 끝나고 어떠한 백서도 발간되지 않았고 심지어 조사연구학회 같은 곳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마 내가 한국에 계속 있었더라면 무언가 그래도 계속 했을텐데 내가 미국으로 돌아가니 그냥 한번의 시도로 끝나게 된 것이다.
나 역시 가족을 떠나 한국에서 혼자 지내는게 힘들기도 하고 해서 여름에 미국으로 돌아왔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 누가복음의 돌아온 탕자 이야기가 생각났다. 막상 돌아오니 몇명의 대학원생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 역시 일년간 한국에서 바람도 쐬고 충전이 되었으니 그 학생들과 정기 미팅을 하며 다시 연구에 전념하게 되었다. 그래도 서울대에서 1년간 있는동안 그곳의 교수님들과 공동연구도 제법 했었다. 호스트인 박태성 교수님과는 논문 3편을, 조명희 교수님과는 2편, 그리고 이영조 교수님과 논문 1편을 썼으니 그래도 안식년 치고는 성과가 나쁜건 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