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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Sep 14. 2020

일본통계학회 참석

1.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는 이번주에는 일본의 도야마 라는 지역에 있어야 했습니다. 그곳에서 일본통계학회가 열리는데 예전에 가겠다고 초청을 수락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학기 중이긴 하지만 주최측에서 항공편이랑 숙소도 다 지원해 주는 것이라서 부담이 없었고 그 지역이 북해도 쪽이라서 경관도 수려하고 음식도 맛날 것이라고 해서 내심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해서 결국 학회가 온라인으로 전환되었고 그래서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학회를 참석해야 했습니다. 


2. 제가 발표하는 세션은 어제 열렸는데 무사히 순조롭게 끝났습니다. 서베이 샘플링 관련 세션이었는데 30명 정도가 zoom 으로 참석해서 들었고, 나름 진지하게 참석했습니다. 일본이 서베이 샘플링 분야가 연구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국민성 탓인지 일을 좀더 꼼꼼하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예전에 릿교 대학에서 열리는 워크숍을 갔었는데 어느 신문사 기자가 무응답 처리와 관련한 가중치 작성에 대해 제법 심도높은 발표를 하는 것을 보고 좋은 인상을 가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제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근 일본에 데이터 사이언스가 붐이 불어서 학과 또는 단과대학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일본 대학에는 통계학과가 별로 없어서 상대적으로 위축되었었는데 앞으로는 분위기가 좀 바뀌는것 같습니다. 


3. 온라인 미팅에서는 발표를 참석하고 듣는 것 외에도 채팅 창을 통해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할수도 있습니다. 제가 참석한 세션에 아는 학자들이 몇명 있어서 그들과 채팅을 했습니다. 한 친구는 코비드 상황으로 학회들이 많이 취소가 되고 출장이 없어진게 그리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제게 했습니다. 저도 생각해 보면 이번 여름이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매년 여름마다 4-5군데는 학회를 다녀야 했고 출장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쏟아부어야 했지만 과연 그만큼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모르는게 많고 네트워크도 만들어야 하니 열심히 다니는게 맞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는데 거절할 명분이 생겼으니 오히려 잘된 면도 있습니다. 


4. 아뭏튼 내년 여름까지는 학회를 줄이고 조용히 지내면서 하고 싶은 연구에 전념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늘어난 시간을 고만고만한 논문을 쓰기 보다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보고자 합니다. 머신러닝과 같은 유행분야를 좀더 공부할수도 있겠지만 저는 왠지 아무도 하지 않는 분야를 개척해 보고 싶습니다. 남들이 몰리는 분야는 경쟁도 치열하지만 종종 한발 늦은 경우도 많습니다. 레드오션에서 치열하게 사는것 보다는 조금 더 리스크가 있더라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서 그곳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는게 제 성격에 더 맞을것 같습니다. 내년까지 조용히 지내면 아마도 무언가 찾아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내년까지는 조용히 지내고 2022년부터 다시 돌아다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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