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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Sep 27. 2020

균형감각

내가 많은 사람들을 관찰해본 결과 지혜로운 사람들은 균형감각이 있다. 머리가 나쁜 사람들은 사안을 깊이 이해하려기 보다는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자신의 감정과 외부 사안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각하지 않고 살다보면 현실 세계를 살기 보다는 자기의 통념의 세계에 갖혀 살기 쉬운데 전자보다 후자가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기에 자신의 관념과 실제 외부 세계의 괴리가 발생하기 쉬운데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면 편한 방식대로 생각하기에 생각의 유연함을 잃고 편협한 인간으로 살게 된다. 사고에 균형감각이 있다는 것은 사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그 안에 담겨있는 상충관계를 파악하고 양 극단 사이에서 어떤 위치를 갖는 것이 좋은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어떤 정치적 이슈에 대해 비판하는건 쉽지만 그 강약을 제대로 조절하는건 훨씬 어려운 일이다. 어떤 나타난 현상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은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인 자유를 발휘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민주사회를 위해 일종의 예방주사 같은 것이기도 하니 분명 필요할 것이다. 다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지나치게 감정적인 비판을 하면 과유불급으로 그 효과가 반감될수 있고 반대로 너무 침묵하면 그것 역시 본인의 자유를 스스로 억압하는 것이고 권력의 남용을 용인하는 것이니 상충관계가 발생하고 우리는 과도한 비판과 과도한 침묵의 양 극단 사이의 적절한 지점에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권력은 속성상 이를 남용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니 그것을 견제할 몫은 당연히 우리 시민에게 있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균형감각을 지킨다는 것은 결국 그 비판의 날카로움을 외부세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하는 것이다.  나 역시 비판하고 싶은 욕망을 남용할수 있으니 그것을 이성의 힘으로 견제하는 것이다. 끊임없는 역지사지를 통해 타인과 나를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하고 그 허용범위를 벋어나는 경우에 한해서 "어떤 속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같으면 그러지 않을것"이라는 것을 단호하게 이야기할 필요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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