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액세서리까지 최소화한 뷰티 미니멀리스트, 미모도 미니멀?
제가 스무 살,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제일 먼저 했던 일이 쇼핑이었어요. 한국에는 왜 이렇게 좋은 물건들이 많은지! 옷, 액세서리, 화장품... 온갖 것들을 수집했고 굉장히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메이크업까지 하고 다니고 젊어서 그나마 봐주는 완전 흑역사가 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 ㅠㅠ
그 난리를 피고 나서 깨달은 것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 때도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ㅋㅋㅋ 만약 제가 금손이라 메이크업이던 코디던 피부미용이던 완전 잘해서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었다면 계속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런 능력이 없었기에 약간 하나 안 하나 그게 그거 같고, 관리를 하려면 부지런해야 하는데 사실 일이 바쁘면 신경 쓸 겨를이 없을 때도 있잖아요 ㅠㅠ
그리고 어차피 본판은 어차피 내가 낸데! ㅜㅜ 화장품이 맥시멀이라고 나의 미모가 맥시멀이 되지 않고, 미니멀이라고 내가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내가 만족할 만큼만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의 목표는 단정하게 깔끔하게 유지하기입니다 ㅎㅎ
저는 귀찮으면 잘 안 하고 편한 것만 추구하는 성격이라 화장품을 줄이는 데 1년도 안 걸렸어요 ㅋㅋㅋ 그나마 한국에서는 선크림 비비크림 잘 챙겨 발랐었는데, 지금 사는 곳에서는 거의 맨 얼굴로 다녀서 화장품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아마 외국이라 외모에 신경을 덜 쓰기도 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겠지만, 날씨의 영향이 가장 큽니다. 이곳은 햇볕이 너무 세서 외출할 때 얼굴에 뭐라도 바르면 땀에 전부 녹아내릴 정도로 더운 곳이에요 ㅠㅠ 요즘에는 마스크까지 써야 하니까 화장을 자주 하게 되면 마스크 안쪽에 트러블이 나기도 해서 화장을 더더욱 안 하게 돼요
여기에 남편과 같이 쓰는 스킨로션을 합치면 제가 가지고 있는 화장품의 전부입니다! ㅎㅎ
BB크림, 선크림, DIY 쿠션팩트, 아이섀도, 립틴트, 아이크림
지금 남은 이 화장품들은 같은 제품으로 계속 사게 되는 제품들만 남은 것 같아요. 비비크림은 저 질풍노도의 시기에서부터 사용해서 수많은 실패작들을 거쳐서 여전히 쓰고 있고, 선크림도 밀리지 않고 부드럽게 잘 발려서 애용합니다 ㅎㅎ
화장품 용량이 실제 사용하다 보면 생각보다 꽤 많아서 굉장히 오래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팩트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DIY용으로 화장품이 담기지 않은 빈 통만 구매해서 스폰지와 퍼프를 리필해서 씁니다 ㅎㅎ 화장품도 유통기한이 있으니 그 안에 다 쓰려면 굳이 아끼지 않고 듬뿍듬뿍 리필해요
저 아이섀도는 한쪽은 아이라이너 펜, 반대쪽은 스펀지 팁이 있어서 2 in 1 제품이에요 ㅋㅋ 저는 무쌍이라 어차피 눈 화장 하나마나 티가 안 나서 ㅠㅠ 저거 하나로 기분만 냅니다 ㅎㅎ
저는 아이라인 문신이나 레이저 제모와 같은 시술도 한 번 받으면 몇 년은 신경쓸 일 없이 편해서 강추합니다! ㅎㅎ
더해서 이곳은 바다 위에 섬나라라 온습도가 적정해서 딱히 건조하다는 느낌도 없어서 로션도 크림도 딱히 잘 바르지 않게 돼요. 그래서 완전 태초의 피부 상태로 ㅋㅋ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장품도 많이 안 사게 되고 있는 화장품을 끝까지 다 쓰려고 해요!
저 크림은 군대 간 동생이 PX에서 사다준 크림인데 잘 바르고 바닥까지 싹싹 야무지게 다 썼어요!
이곳은 한국의 마스크팩이 인기가 많아서 선물로 많이 주고받아요 ㅎㅎ 크리스마스 같은 날에는 회사에서 선물을 주고받을 때도 있는데 한국 화장품 받으면 뭔가 반갑고 그러더라고요 ㅎㅎ 하이킹이나 해변가에 놀러 갔다 왔을 때나 햇볕에 장시간 노출된 뒤에는 마스크팩 하나 하면 간편하기도 하고 관리한 느낌이기도 해서 참 좋아요!
저는 화장을 잘 안 해서 따로 폼클렌징은 안 쓰고 비누로 전부 해결해요 ㅋㅋ 저 비누는 남편이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올인원이라 얼굴 손 발 몸 그리고 샴푸로도 쓸 수 있다고 해요. 남편 취향대로 화장실에 세면대에는 액체 비누를 거품 비누통에 넣어서 쓰고, 샤워실에는 고체비누를 놓고 씁니다. 몸은 비누로, 머리는 저는 한방샴푸 쓰고 남편은 과일향 나는 오가닉 샴푸 씁니다 ㅎㅎ
저는 시력이 나쁘지만 사실 집에서도 밖에서도 안경을 잘 쓰고 다니지 않아요. 제가 사는 곳은 벌레도 많고 크기가 어마 무시해서 차라리 안 보이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그냥 흐릿하게 다닙니다 ㅜㅜ
그런데 이곳은 햇빛이 세서 어디 놀러 가거나 하면 선글라스도 필수예요. 그래서 이곳에 이사 오기 전에 한국에서 안경 하나 더 맞추면서 안경에 끼우는 클립온 선글라스를 샀어요 ㅎㅎ 처음에 샀을 때는 약간 아저씨 같나 싶었지만 그래도 렌즈 따로 선글라스 따로 챙기는 것보다 안경 하나 챙기는 게 훨씬 더 편하니까 꿋꿋이 쓰고 다녔는데요
나중에 <같이 걸을까> 라는 프로그램에 저의 최애 초딩때부터 제 모든 비밀번호에 존재하는 저의 영원한 오빠가 클립온 안경을 쓰셨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아 클립온 진짜 잘 샀다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ㅋㅋㅋ
짠 저의 액세서리 통입니다 ㅎㅎ 귀염 뽀짝 사이즈예요! 이것은 사실 치실 통인데요 ㅋㅋㅋㅋㅋ 뚜껑도 있고 사이즈도 작아서 여행 갈 때 들고 다니기 편해서 잘 쓰고 있어요 ㅋㅋ
제가 소유하고 있는 액세서리 전부가 들어갑니다 ㅎㅎ 사실 액세서리도 부지런해야 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ㅠㅠ 그날그날 의상이나 기분에 맞춰서 고르는 것을 좋아하고, 금속이니 주기적으로 관리도 해줘야 하고, 패션을 돋보이게 하는 포인트를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 타고난 감각이 있었다면 주얼리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어떤 스타일이 어울리는지 파악하고 선물해주기도 좋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기에도 좋고.
하지만 저에게는 무리인지라... 귀걸이 두 개, 목걸이 하나, 시계 하나, 약혼반지와 결혼반지 이렇게 간소하게 있습니다 ㅎㅎ
저 리본 귀걸이는 동아리 친구들이 대학교 졸업 선물로 준 것이고, 진주 귀걸이는 재작년 밸런타인데이에 남편에게 선물사 달라고 제가 고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하와이 로컬 브랜드로 다이버가 채취했다고 했나 하는 진주래요 ㅋㅋ
목걸이와 시계는 저희 아빠가 졸업 선물, 취직 선물로 주신 거예요! (제가 골라서 아빠 카드로 계산한 ㅋㅋㅋ) 아직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ㅎㅎㅎ 저 시계는 매장에서 사이즈까지 줄여가며 제 손목에 찰떡같이 맞는 사이즈로 고쳐놨습니다 ㅎㅎ
저는 액세서리를 빨대에 고정해서 보관해요 ㅋㅋㅋ 빨대 한쪽을 잘라서 귀걸이를 꽂아놓거나 빨대의 양 끝에 홈을 내서 목걸이를 고정하기도 해요! 그러면 엉키지 않고 짝을 잃어버리거나 하는 일 없이 잘 보관할 수 있어요 : )
저희 부부의 결혼반지는 한국에 있던 제가 주말에 종로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을 찾았고, 그 뒤에 엄마와 남편이 한국에 와서 다 같이 매장에 찾아가 반지를 주문할 수 있었던! ㅎㅎ 호수라는 매장이었는데 사장님께서도 친절하시고 제가 원했던 스타일을 딱딱 알아맞혀 주시고 추천도 잘해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이 반지는 저희 아빠께서 회사 근속 20년, 25년 (이었나?) 기념으로 받은 상패로 만든 반지입니다 ㅎㅎ 그래서 더욱 의미 있어요! 저는 볼 때마다 저희 부모님 생각도 나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래요
이렇게 저에게 의미 있는 물건들만 남기고 소중히 관리하니 액세서리를 할 때마다 기분도 좋아지고, 선물 준 사람과 함께하는 느낌이 들어서 든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면접 보러 갔을 때나 자신감이 필요할 때, 꼭 하고 가게 돼요!
화장품과 액세서리는 미니멀이지만, 최대한 단정하게 깔끔하게 내 스타일대로 하는 미니멀 라이프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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