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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Jan 22. 2022

코로나 판데믹, 휴지 대란에 대처하는 미니멀 라이프

코로나로 되돌아보는 생필품의 소중함

2020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미국에서는 휴지 대란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자택격리를 하면서 불안한 마음에 화장실 휴지 사재기를 하면서 마트에 휴지가 남아나질 않았죠. 마트에서도 휴지 칸만 텅텅 비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려 해도 가격이 어마 무시했는데 전부다 품절이고요. 한국처럼 비데가 대중화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휴지에 그렇게 집착하나 싶었어요ㅠ


우리 동네 월마트, 내가 찍은 사진


저희는 집 근처에 대형마트가 여러 개 위치해 있어 물건을 쟁여두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물건을 다 쓸 때마다, 그때그때 마트에 가서 사 오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매일매일 뉴스에 휴지 대란이 났다고 방송이 되는 것을 보니 저도 순간 불안해지더라고요 ㅠㅠ 휴지뿐만 아니라 파스타 면과 소스, 맥 엔 치즈, 오트밀 같이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랑 통조림이나 밀키트 까지 텅텅 비었었죠.


이때 처음으로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의 심정은... 지금 우리 집에 식량도 휴지도 정말 조금밖에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굶어야 하나? 이제 어떻게 살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 반, 설마 미국이 망하겠어? 현금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정부에서 뭐라도 하겠지? 하는 될 대로 돼라 반이었어요.


우리 동네 홀푸드, 내가 찍은 사진


저희 집은 수납이 적어 휴지를 최대 18 롤 정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충분했지만 상황이 이러니 불안감은 더 급상승!ㅠㅠ 게다가 저는 모든 물건은 아껴 쓴다는 개념 자체가 있었지만 그냥 일평생 펑펑 쓰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그런 분은 휴지를 한 번에 정말 많이 쓰거든요ㅠㅠ 그래서 결국 그냥 마음을 비우고 휴지가 없으면 손수건이라도 쓰던가 하자 아니면 샤워라도 하자 하고 준비를 해놓고, 매일매일 인터넷에서 주변의 모든 마트에 재고 알림을 확인했어요. 그렇게 우리에게 마지막 작고 소듕한 휴지가 두 개뿐이 안 남았을 무렵, 그날 새벽 타겟에 휴지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보고 아침 댓바람부터 문 열자마자 타겟으로 출동했습니다. ㅋㅋㅋ



ㄲㅑ~~~ 생필품이 넉넉하게 쌓여있는 게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 막 감동이 올라왔어요!! 그나마 정말 다행히 타이밍 좋게 휴지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당 휴지 물티슈 화장지 등 모두 하나씩만 살 수 있게 제한이 있었지만, 그리고 휴지는 6개 들이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예요!! 그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마트에 와서 결국 저만큼도 다 팔렸다고 해요. 저희가 일찍 갔으니 다행이지 좀만 늦었으면 이마저도 못 살 뻔!! 한 사람당 하나씩만 살 수 있어서 그랬는지 온 가족들이 다 같이 마트에 온 모습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휴지의 위력입니다. 휴지랑 괜히 불안한 마음에 키친타월까지 사들고 왔었습니다 ㅋㅋㅋ 



이 일이 있고 나서 조금 고민이었어요. 특히 전 세계인의 삶에 어마 무시한 영향력을 미쳤던 코로나 사태 같은 경우는 정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잖아요 ㅠㅠ 그래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어찌어찌 대처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냥 낙관적으로만 살 수 있기에는 너무 불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특히 공산품의 나라인 미국에서 휴지 때문에 폭력이나 갈등이 일어나다니...





휴지 대란이 일어났을 때만 하더라도 제가 사는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었어요. 만약에 마스크가 의무였다 하더라도 마스크를 구할 방법이 없어서 못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을 거예요 ㅜㅜ그 당시만 해도 저는 인터넷으로 어찌어찌 구매한 천 마스크를 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예 마스크 착용을 안 했어요. 저희 남편도 마스크를 끼면 오히려 불편하고 손으로 얼굴을 더 만지고 할 것 같다고 안 썼었거든요. (지금은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끼고 다닙니다 ㅋㅋ) 


그래도 제가 사는 곳에서는 개인적으로 천 마스크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분들이 조금씩 생겨났고 나중에는 아예 상품으로 대량 생산해서 마트나 편의점 곳곳에서 천 마스크를 살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참을 천 마스크만으로 하루하루 세탁하면서 연명하다가 ㅋㅋㅋ 한~참 뒤에 덴탈 마스크가 마트에 입점!!! 감덩 ㅠㅠ 그리고 제가 한국에 다녀오면서 K94 필터 마스크를 잔뜩 사 왔답니다. 이 사태가 2년이 넘게 지난 지금 인터넷으로도 한국 마스크를 (한국보다 너무 가격이 높지만 ㅠㅠ) 구입할 수는 있게 되었으니 그래도 상황이 많이 나아졌어요 ㅜㅜ 역시 한국 물건이 제일 좋아요! 



코로나가 일상이 되면서 마스크나 물티슈 같은 일회용품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ㅜㅜ 우리가 생필품에 대한 의존도가 확실히 높구나라고 깨달으면서 언제든지 소모품보다는 대체품도 준비를 해놓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닷가로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라던지, 미세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물티슈, 한 번만 쓰고 바로바로 버려지는 의료용 장갑,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사용되는 휴지나 핸드타월. 물론 안전을 위해서 당연히 사용해야 하는 것들이라 이 쓰레기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환경에 무리가 가지 않게 도울 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도 아직 명쾌한 해답은 없지만 그래도 쓰레기를 덜 만들고 낭비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우리가 꾸준히 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의식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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