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 하와이에 살어리 랏다
알로하~❤️
2015-2016년 석사과정 복수학위의 추억
나는 대학원 진학하기 전부터 복수학위를 목표로 했다. 복수학위란 간단히 말하면 학점을 한국에서 반 미국에서 반, 반반으로 수강하여 학점인정을 받고, 양 학교의 졸업요건을 충족해서 두 학교의 학위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나는 1학년 때부터 복수학위 신청 조건에 맞춰서 수강신청도 하고 학업계획을 세웠었다. 당시 기준으로 세미나 수업 (1학기에만 진행)이랑 개론 수업 (2학기에만 진행)이 필수였다. 미국 대학의 가을학기 진학만 가능하였고, 지원 과정은 한국 대학에서 선발 후 미국 대학 입학 지원, 학과 심사, 최종 합격이다.
당시 미국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서 내가 따로 준비해야 할 것
- 입학처 제출 서류 성적표, 토플 점수 (성적표를 ETS에서 학교로 보내는 것만 받음) 등
- 학과 제출 서류 교수님 추천서 3장 (교수님께서 학과에 직접 보내셔야 함) 등
- 합격 후 비자 관련 재정 증빙, 학교에서 요구하는 보험 및 신체검사 (결핵 피부검사 TB test 결과 포함 미국에 등록된 의사만 가능) 등
한국 대학
12월 초 : 복수학위 파견학생 신청
1월 초 : 면접 후 합격여부 결정
미국 대학
2월 말 까지 : 미국 대학원 지원 (입학처와 학과에 각각 지원해야 함)
4월 : 합격 안내 후 등록 의사 결정
6-7월 : 비자 관련 서류 I-20 수령 후 비자 신청 및 인터뷰
8월 중순: 학기 시작
나에게 인상 깊었던 점은 미국이라 상당히 느리게 일처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답장이며 연락이 일찍 와서 놀랐었다 ㅋㅋ 시차를 계산한다면 당일에 답변받은 적도 있고 안내도 너무 친절하게 잘해주셨다. 뭔가 빨리빨리의 민족도 만족할만한 스피드. ㅋㅋ
유학비용 정산
비행기표 $1,350 왕복
등록금 $14,282 = $13,290 x 2학기 + $ 702 여름학기 -$13,000 장학금
기숙사비 $4,500 = $900 + $450 x 8개월
생활비 $7,200 = $800 x 9개월 (핸드폰 요금 $40 식비 $300 생필품 $50 노는데 $200 등)
총 약 $27,000
장학금 관련
나는 1년 안에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따로 장학금을 신청한 적이 없는데, 입학이 확정되고 바로 학과에서 2학기 동안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고 연락이 왔었다. $7,000 = $3,500 x 2학기. 그래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하고 받았다. 나머지 학비는 그냥 MF장학금이다 (옛날 회사 본부장님 유머 Mother Father 장학금ㅋㅋㅋ)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예상치 못하게 2학기 시작하고 몇 주 후에 학과에서 추가 지원금이 생겼다고 성적우수 장학금 받고 싶으면 이틀 안에 수령 신청하라는 안내 메일이 왔다. 그날 따라 유학생활이 뭔가 힘들게 느껴져서 조금 우울했는데 그 이메일 받자마자 학업의지 뿜뿜!!!!! 나는 바로 답장했고 그다음 날인가 학교계좌로 $6,000 을 보내주었다 일처리... 크 ��� 진짜 최고다. 이 날이 졸업식 날보다 더 기뻤던 듯 ㅠㅠ
기숙사 관련
하와이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기숙사였다 ㅠㅠ 날씨 좋고 공기 좋고 자연 좋고 살기 좋은 이곳은 사람이 살기에도 좋지만 벌레들이 살기에 더 좋은 환경이었다. 기숙사 구조는 좋았는데, 학교 기숙사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제대로 안됐었고 룸메도 잘못 만났고 아무튼 너무 스트레스였다 ㅠㅠ 그래서 기숙사 퇴사를 하려고 보니 페널티 비용이 어마어마! 1년 계약에 사인을 했으니 1년 치 기숙사비의 60%를 내야 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자면 내가 실제 산 건 한 달도 안 됐는데, 비용으로 치면 $878 어치 살았는데, 페널티 비는 $4,261 를 내야 하는 것 ㄷㄷ 그래... 계약서 제대로 안 읽은 내가 잘못이지 ㅠㅠ
그래서 한 달만에 교외 기숙사로 이사 ㅠㅠ 이 기숙사가 관리도 훨씬 잘되고 공용 부엌이랑 화장실도 관리해주셔서 벌레도 적게 출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숙사비도 훨씬 저렴했다! 이전 기숙사에서 1년 계약기간을 채우나, 페널티를 내고도 새로운 기숙사에서 2인실 기숙사비를 더 내나 들어가는 총비용이 비슷했다!!! 나는 학교 기숙사가 제일 비용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곳은 알아보지도 않았는데 내가 진짜 생각이 짧았다 ㅜㅜ 이곳도 추천받았었는데 진작 여기로 신청할 걸 ㅜㅜ 아무튼 1년 동안 정말 잘 지냈던 기숙사이다. 하와이 대학 유학 가시는 분들 이 기숙사 신청하세요!! 하와이에서 제일 좋아요 ㅠㅠ 방충망도 설치되어 있고 수납공간도 넉넉해서 나는 서랍장은 거의 텅텅 비다시피 지냈다.
학업 내용
나는 한국에서 TESOL 학과, 미국에서는 Second Language Studies 라는 학과를 전공했다. 이 분야는 제2언어학, 외국어학, 응용언어학 등으로 한국에서 인정된다. 하와이 주립대가 미국에서 최초로 외국어로서의 영어교육학이라는 학문을 시작해서 현재는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어를 포함하고, 교육 Language Education (LE) 뿐만 아니라 언어 습득 Second Language Acquisition (SLA), 사회언어학 Language and Social Interaction (LSI), 언어와 정치담론 Critical Second Language Studies (CSLS), 언어 시험 및 평가 Language Assessment, Measurement, and Program Evaluation (LAMPE) 등을 연구한다. 현재까지도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며 학사, 석사, 박사과정까지 있는 유일한 대학이라고 한다. 이 학과가 하와이에서 창설된 배경은 하와이만의 특별한 역사에 기인한다.
하와이는 1959년에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었다. 역사적 배경으로는 1700년 대 말부터 약 100년 간 하와이 왕국을 이루고 하와이안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왔던 하와이를 1800년 대 말 미국이 식민지화하며 하와이어를 금지시키고 거의 말살시켜 버린다. 그리고 1800년 대 말부터 플랜테이션에서 일할 외국인 노동자들을 중국, 일본, 필리핀, 포르투갈, 푸에르토리코, 그리고 한국에서 대거 이민시켰다.
그 당시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끼리의 최소한의 소통을 위해 각 언어에서 빌려온 단어 위주와 간단한 문법의 피진 Pidgin 이라는 언어가 생겨났고 이 피진을 모국어로 사용하며 단어의 수나 문법이 더욱 완전한 형태인 크레올 Creole 이라는 언어로 발전했다.
이후 1950년 대 하와이 대학교에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영어교육을 해야 했으며, 그것이 발단이 되어 새로운 학문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학과로 발전하게 된 것. 그리고 1970년 대 부터 150년 동안 억압받았던 하와이 문화 부흥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며 하와이어를 하와이 주의 공식 언어로 선정하고 하와이 주립대에 하와이안 학과를 설립하기도 했다.
옛날 일본의 식민지였고 우리도 우리나라 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 계셨기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아직까지 보존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하와이도 우리나라랑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뭔가 마음이 찡했다 ㅠㅠ 만약 우리나라도 독립하지 못하고 식민지로 있었으면 우리의 언어인 한국어는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도 하기 싫다ㅠㅠ
나는 제3문화아이 Third Culture Kid 의 다중언어와 자아정체성에 관한 연구를 목표로 정해두고 석사 유학을 했다. 내 졸업 페이퍼는 한국인인 제3문화아이가 어느 언어를 왜 선택하고, 어떻게 학습하고 사용하는지, 언어가 그들의 정체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한국의 재외국민 특별전형이라는 대학 입학시험이 사회적으로 그들의 선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에 관한 내용이다. 연구는 (당시 아는 사람 총동원해서) 인터뷰 형식으로 질적 연구 qualitative research 와 담화 분석 discourse analysis 를 활용하였다.
제3문화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 또는 부모님의 문화인 제1문화,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국가의 제2문화, 그리고 그 다른 문화에서 재외국민들이 공유하는 제3문화, 즉 문화들 간의 문화, 중간 문화를 지칭하며, 제3문화아이는 제3문화, 다문화적인 환경에서 사춘기의 대부분을 성장한 아이들을 말한다. 확장된 세계관, 다양한 문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며 관계를 형성하지만 고국 문화에 무지하며 고향이라는 개념이 없어 소속감이나 뿌리의식이 약하다는 평을 받는다.
내가 1년 만에 졸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지원할 때부터 구체적인 연구목표를 정했고 모든 수업에서도 이 주제로 실험 및 연구를 진행해서 보고서를 썼었다. 그리고 다른 학생들도 거의 대부분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학기를 채울 때마다 논문을 조금씩 완성하는 방법으로 졸업하는 것 같다. 그러면 다양한 학문의 서로 다른 시각으로 주제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각 교수님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으니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졸업식 날 좋은 5월 엄마랑 이모가 졸업식에 참석해주시기 위해 하와이에 여행 오셨다. ㅋㅋㅋㅋㅋ 덕분에 나도 섬 일주 투어며 옆 섬 투어며 껴서 다녀옴 ㅋㅋ 하와이는 축하할 일이 있으면 전통적으로 레이를 선물하는데 나는 아주 친한 친구가 많이 없었어서 레이를 못 받을까 봐 졸업식 전에 엄마한테 레이를 주면서 나한테 걸어달라고 꼭꼭 부탁했었는데 생각보다 여기저기서 많이 선물 받았다 ㅋㅋㅋㅋㅋ 기분 최고!
그리고 졸업식 바로 며칠 뒤 내가 여기 다시는 안 온다 내가 하와이에 오면 성을 간다 하면서 쿨하게 떠났지만 2년 뒤 다시 왔다고 합니다. 또르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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