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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Feb 15. 2022

번외 - 홍콩에 살어리 랏다

음꺼이~❤️

2013-2014년 워홀의 추억




옛날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앳된 모습을 발견하고 잠깐 추억여행 중.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대학원을 한 학기만 다니고 바로 휴학 후 무모하게 홍콩에 워킹홀리데이까지 갔다 왔다.ㅋㅋ 지금 보면 그때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지 싶다ㅠㅠ 진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때 나는 대박 용감했던 듯.




거의 10년 전의 홍콩은 민주화 운동 전, 아시아 금융의 중심,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역의 허브, 마천루로 깔린 도시였다. 홍콩 어디든 길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여름에는 후덥지근 겨울에도 춥지 않은 따뜻한 지역으로 기억에 남는다.


날씨가 더워 문이 닫히는 모든 방에는 의무적으로 에어컨을 설치해야 하며, 지하철역 - 쇼핑몰 - 아파트 이렇게 건물이 연결연결 되어있는 곳이 많아 밖으로 아예 나가지 않고 쾌적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 많았다. 길가의 건물들은 그늘을 내어 주거나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도보 위를 덮는 구조가 많았다. 길거리에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아 가끔 비 오면 우산 쓰기도 힘들 정도일 때도 있었는데 이런 구조는 정말 편리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홍콩에서 토플 강의를 하는 일을 했었는데,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다 좋았고 일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다. ㅎㅎ 월세가 높은 홍콩에서 살기에 월급이 적을 뿐 ㅠㅠ 간소하게 살기에 홍콩은 꽤 괜찮은 곳이었다. 나는 어차피 요리할 마음도 없어서 외식을 많이 했는데 길거리 음식이나 간단한 도시락은 싸고 종류도 많았고 특히 점심시간에 이런저런 음식점에서 시켜먹는 것도 좋았다. ㅋㅋ 거의 한국급으로 배달도 금방 되고 다양한 가게들도 많아 접근성도 좋고 살기 엄청 편했던 기억.


그리고 차도 없고 운전도 못했던 나는 홍콩 지하철 옥토퍼스 카드로 쏘다니며 이리저리 놀러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유명한 맛집들도 찾아다니며 초기정착비용도 탈탈 월급도 한 달 받아 한 달 살며 탕진했다 ㅋㅋ 탕진이라는 말이 우스울 정도로 소소한 금액이었지만ㅋㅋㅋㅋㅋ 회사에서 회식하면 참석률 100% 차가 있으신 선생님을 따라 한식당도 데려가 주시고 바닷가도 보러 가고 이리저리 구경도 시켜주셨다 ㅋㅋ




내가 겪었던 어려움은 단 하나 집 문제. 회사에서 제공하는 숙소는 남자 선생님께서 사용하고 계셨고 나는 굳이 굳이 따로 나와 살기로 했는데, 해외에서 혈혈단신 자취하는 것이 정말 엄청나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이때 알게 되었다 ㅠㅠ 홍콩은 월세가 너무 비싸 돈을 아끼려고 방만 렌트하거나 장기출장 가는 사람의 원룸을 렌트하거나 했다.


그.러.나. ㅠㅠ 나는 워홀을 1년 안되게 했는데 그 와중에도 이사를 대여섯 번 다녔다 ㅜㅜ 짧으면 한 달 길어봤자 세 달? 이런 식으로 살았음. 섬에는 ㅂㅋㅂㄹ가 육지에는 쥐가 출몰했다 엉엉ㅠㅠ. 신축 아파트는 정말 깨끗하고 편리한 곳에서도 살았었는데 터무니없이 비쌌고 내가 출근하는 곳과 거리가 멀어 교통비까지ㅠㅠ



그리고 워홀이 끝나갈 즈음 옆 섬 몇 군데도 여행했다. 옆 섬은 홍콩섬 보다 확실히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 었다. 페리로 한 시간도 안 걸렸던 곳도 있어서 거기서 살면서 홍콩섬으로 출퇴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갔던 곳은 바로바로 마카오 당일치기 ㅋㅋ


마카오 가서 한바탕 재미 보겠다고 들떠서 갔다가 처음 들어간 카지노에서 5분 만에 100불을 잃고 그 뒤로도 계속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ㅋㅋㅋ 규칙도 모르면서 돈을 걸어대니 당연히 질 수밖에 ㅋㅋㅋㅋㅋ ㅠㅠ 카지노는 생각보다 쾌적(?)한 분위기 었다 금연이었고 기계들도 전부 최신식, 카드게임도 스크린으로 하는 거라 뭔가 티비에서 보는 거와는 달랐다 ㅋㅋㅋ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금액의 마지노선에 생각보다 너무 빨리 도달해서 카지노 두세 군데 구경하고 바로 떠났다 ㅜㅜ


마카오 한 바퀴 구경하는데 확실히 카지노 안과 밖은 완전 딴판 다른 세상이었다. 사람도 많고 활기찬 분위기의 시장, 관광객이 넘쳐나서 시끌시끌한 명소, 조용하고 경건했던 교회.



홍콩에 있었을 당시에는 이사 문제며 개인문제며 마음고생이 심했었는데, 지나와보니 이곳에서 일했던 경력으로 다른 회사에 취업도 되고 집 구하는 데도 뭔가 도가 트게 되었다. 언제 적에는 내가 가장 잊고 싶은 기억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것도 하나의 추억 내 인생의 에피소드가 되어주었다. 참 고생했다 ㅋㅋ 사서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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