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직장 ㅇㅈ하는 부분?
안녕하세요 : )
저는 취업허가만 있는 상태에서 공무원이 되었고, 현재 3년째 하와이 주 공무원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직장에서 정말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어서 주변 분들에게도 공무원을 강력 추천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께서 외국인이더라도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고려해 볼 수 있도록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적습니다. 모든 직장이 다르듯, 공무원도 부서나 직책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를 거예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이므로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 )
요즘 저희 사무실은 이전보다 굉장히 바빠졌어요. 저희는 원래 팀장님 1분, 직원 6분으로 이루어진 유닛입니다. 그런데 최근 2명 결원에, 1명 타 부서 지원 나가고, 누군가가 휴가나 병가를 쓰게 되면 두세 명이서 부서 전체 업무를 보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전보다 바빠진 것뿐이지, 한국처럼 당장 "오늘 오후까지 보고서 내" "내일 아침까지 해줘" 하는 일은 없지만요 ㅎㅎ
행정처리가 느린 이곳은 마감 기한도 넉넉하게 줍니다 ㅎㅎ 당연히 기다리는 민원인 입장에서는 미국 행정시스템이 답답할 수도 있어요 ㅠㅠ 하지만 빨리빨리 하느라 일을 그르치는 것보다 천천히 제대로 여러 사람이 확인하며 처리하는 게 일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더 좋더라고요 ㅎㅎ
분위기도 좋고, 서로서로를 위하고, 말단 직원이었던 저의 의견이나 제안도 적극 반영해주는 사무실! 을매나 좋게요~?! ㅎㅎㅎ 그런데 저희 회사에 지원하는 사람이 적어서 인력부족이라고 합니다 ㅠㅠ 다른 부서에서도 벌써 여러 번 지원 요청이 들어오고, 일은 점점 많아지는데 일할 사람은 안 뽑히고... 그래서 왜 그럴까 한 번 생각해봤어요.
한국에서는 정기적으로 시험을 봐서 공개채용을 하고, 부서로 발령을 받고, 각 기수별로 승진이나 체계가 정해지는 방식이잖아요. 미국에서는 공석이 생길 때마다 그 자리를 채울 한 사람을 채용하는 방식이라 채용 방법이나 채용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정말 타이밍이 더 중요합니다 ㅠㅠ
저는 1차 서류 2차 면접만으로 채용이 되었고, 어느 부서에서는 추가 면접이나 실무 관련 면접을 보기도 한대요. 그리고 높은 직급은 많은 경우 내부 채용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낮은 직급의 경우 거의 상시채용처럼 수요가 많은데 지원자가 적다고 해요.
영어에 조금은 자신이 없어도, 미국에서 처음 일하는 상황이라도, 한 번 도전해보세요! 저는 만약 제가 이직을 하더라도, 공무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면 다른 회사에서도 좋게 봐줄 것이라 생각해요. 꼭 평생직장이 아니더라도 미국 사회 초년생의 첫 직장으로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습니다 : )
자본주의의 나라 미국,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미국, 그렇기에 안정보다는 보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공무원이 정말 매력 없는 직업이에요.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다른 직업을 선택하고, 실력이 좋은 만큼 일을 많이 하는 만큼 우대해주는 직장을 선호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저처럼 이민자의 입장으로 차별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면 공무원이 최고일 수도 있죠! 또는 자녀가 있어서 일정한 시간만 일하고 휴가나 병가를 자유롭게 보장받고 싶다면 공무원이 정말 좋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월급이 ㅠㅠ 용돈 수준... 월세도 높고 물가도 높아 1인 최저생계 겨우 하거든요 ㅜㅜ 그래서 부양가족이 많은데 혼자 벌어야 한다면 생활고에 시달릴 수도 있겠어요. 상당히 많은 분들이 겸업으로 개인 사업을 시작하거나 두 번째 직장을 다니기도 합니다.
또 이곳은 하와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상황 때문에 공무원에 대해 불신과 반감을 가진 사람도 간혹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몇 년 전 반정부 시위가 있었을 때, 공무원을 정부의 앞잡이라고 비하하는 발언을 들으신 분도 계셨대요! ㅠㅠ
그 직원분도 하와이안 민족이셨는데, 이웃이 어떻게 같은 민족으로서 정부를 위해 일을 하냐고 화를 내셨대요. 그래서 그 직원분께서 "당신이 매일 사용하는 달러 돈, 당신이 매일 입는 청바지, 당신이 매일 타고 다니는 차, 당신이 살고 있는 집, 모두 서양식 아니냐"고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공무원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는 어느 나라나 있겠죠 : ) 그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사회가 운영되는 데에 아주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일하면서 제가 사람을 보는 시야가 굉장히 넓어진다고 느껴집니다. 한 사람에게는 정말 다양한 모습이 있고, 한 상황에는 상당히 다른 해석이 있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깨달아요. 그리고 한 사람의 태도가 그 순간의 분위기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말이죠. 그래서 쉽게 판단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평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사무직이라 서류 작업 위주로 일하지만, 실제 민원인 분들과 직접적으로 연락하고 소통해야 하는 담당관님들은 임무가 막중하셔요.
저희 사무실에 거의 매주 방문하셔서 특정 담당관님을 찾으시는 민원인 분이 계셨어요. 하지만 담당관님은 더 이상 저희 사무실에 안 계셔서 만날 수 없었는데, 몇 달을 그렇게 찾아오시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로는 그분께서 긴급명령으로 병원에 강제입원이 된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그 담당관님께서 약을 먹어야 한다고 설득하시던 그런 모습이 머릿속에 각인되었나 봐요. 그래서 자신에게 진심으로 신경 써주는 사람은 그 담당관님 밖에 없다고 자꾸 찾아오는 거래요 ㅠㅠ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찡 ㅠㅠ...
고객님들이 담당관님께 심리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어쩔 때는 병적으로 집착하는 경우도 있었대요 ㅠㅠ 계속 꽃이나 선물을 보낸다거나, 매일 찾아온다거나, 스토킹을 해서 접근금지 명령까지 받게 되는 상황도 있었다고 해요.
또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불만이 많으신 민원인 분들도 계시는데요 ㅠㅠ 최근 여러 번 욕쟁이 할아버님께서 찾아오세요 ㅠㅠ 뻐킹 뻐킹을 모든 문장에 모든 단어에 사용하셔서 진짜 1년에 들을 욕 그 할아버님께서 말씀하시는 1분에 다 듣는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ㅜㅜ 잘 해결되면 좋을 텐데 ㅜㅜ
그리고 항상 친절하게 업무 응대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참 어려울 때도 있는 것 같아요 ㅠㅠ 불만 고객님이나 희롱적인 발언을 하는 고객님은 아무래도 한국어로 응대해도 정말 힘들겠죠 ㅠㅠ 이곳은 저희가 전화를 끊을 수도 있고, 상황이 과열되면 바로 경찰이 출동해 주시는 덕분에 그래도 안전하다고 느끼며 일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의 일이 자신을 도와주는 업무를 하는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시는 민원인 분께서는 정말 친절하게 말씀해주시는 분도 계세요! 그럴 때마다 뭔가 보람과 뿌듯함에 감동이!!! ㅠㅠ "네가 하는 일이 뭐냐" "대학 나온 거 맞냐" 하는 말을 듣는 것보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한마디가 정말 와닿습니다.
사실... 행정 시스템이 한국에 비한다면 정말 느리긴 해요 ^^;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ㅎㅎ 그래도 이제는 전화나 방문 대신 온라인으로 찾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졌어요. 점점 더 편리해지고 점점 더 효율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니 잘 활용되길 바라봅니다! : )
Wanted Suspects - Crime Stop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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