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이 Aug 01. 2022

커플 새로고침, 어떤 사랑이 좋을까?

연인 간의 대화법, 갈등 해결 방법, 사랑 표현 방법


넷플릭스 예능 <체인지 데이즈 2> 시즌 1은 못 봤지만 출연자 전부 기존 연인을 선택했고 그중 결혼을 약속한 커플도 있다고 한다. 이혼보다는 결혼 생활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하고 이별보다는 현재 연인과의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정말 사랑하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고 노력할 의지도 없다면 헤어지는 게 맞는 상황도 있겠지만 말이다.


내 연인이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나가고, 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어떻게 보면 대혼란인 상황인데 ㅋㅋㅋ 진짜 출연진들 대단하다. 내 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랑 데이트를?!?! ㅠㅠ 나라면 어떻게 반응할까? 그래도 서로 사랑하니까,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남았으니까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으로라도 그 진심을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겠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 vs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


내 주위에서 다 나한테 뭐라고 하는 줄 알아? 가스라이팅 당한데. 난 있잖아, 걔한테 욕을 해.


이거도 내가 들었던 말 ㅠ 출연자의 말이 뇌리에 박힌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말이 설명이 필요 없는 마음. 나의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진심. 그렇게 사랑하는데 왜 이렇게 힘이 들까?


이론적으로 연인은 동등한 관계인데, 아무래도 덜 좋아하는 사람이 갑이 되고 더 좋아하는 쪽이 을이 되는 연애를 하겠지 ㅜ 모든 관계에서 그렇듯이 완벽한 연인이란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부족하다고 여기고 의지할 수 없다고 평가하고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해도 몇 개월을 참고 구애할 수 있을까? 너무 마음 아플 듯. 가스 라이팅을 당한대도 사랑한다는데 어쩌겠냐


그렇게까지 나를 낮춰가면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어떤 마음일까 ㅠ 나의 꿈을 포기하고서라도 상대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행복할까? 나도 수험생 때 좋아하던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급(?)을 맞추기 위해 엄청 열심히 공부했었는데 ㅠㅠ


그래도 나는 직진남 스타일이 좋다. 응팔의 택이처럼 동백의 용식 씨처럼! 진심을 표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스타일. 멋지다 ㅠ 얕은수를 쓰고, 재고 따지고, 계산하고 머리 굴리는 거보다 훨씬 낫다.




상대가 바라는 애정표현 vs 자신이 원하는 애정표현


나를 보시면서 환하게 웃어주셨거든. 근데 나를 보면서 너는 엄청 짜증 나는 표정으로 나한테 화내잖아.


이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깜짝 놀랐다. 우리 남편이 나에게 한 말과 똑같은 말. 그러니까 나는 남편이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조심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런저런 거 하지 말라고 계속 알려줬는데, 그게 남편에게는 나를 볼 때마다 짜증내고 화내는 사람으로 인식됐던 것.


나를 볼 때마다 기분 좋은 감정이 들고 그래야 사랑하는 마음도 표현할 수 있을 텐데 매번 화내고 짜증내면 무섭고 피하고 싶어지는 건 당연하겠지. 나도 그런 상황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남편에게 너무나도 서운한 점이 있는데 그 마음을 미숙한 방법으로 표현한 거고.


각자가 원하는 사랑의 모습이 이렇게나 다르다. 상대가 원하는 사랑을 줘야 할까, 내가 바라는 사랑을 줘야 할까? 내가 믿고 있는 사랑의 방식이나 사랑의 모습이 있는데 만약 나의 그 표현이 상대에게는 불만이라면, 나의 사랑이 잘못된 걸까? 단지 그 사람과 맞지 않았을 뿐이겠지만 내가 표현하고 싶은 사랑을 억제해야 하는 걸까?


내가 대우받고 싶은 만큼 상대를 대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게 통하지 않는 곳이 연인 사이 아닐까? 나는 타인과 데이트하고 와도 이전처럼 연인에게 사랑도 받고 싶어서 그렇게 행동하는데, 나의 연인은 질투와 속박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 싶어 한다면?


애정표현을 해줘라, 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고 싶다, 너에게 관심을 받고 싶다. 누구나가 느끼는 감정이겠지만, 정작 상대는 나는 충분히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네가 못해준다고 생각한다면? 누구의 잘못인가 대체 어떻게 뭘 더 하라는 얘기일까?


말로 사랑 표현을 해주길 바라는 사람과 행동으로 이미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한 명은 이미 최선을 다해 상대의 곁을 지키며 진심을 보여주는데도 부족하다는 소리를 끊임없이 듣고, 한 명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방법으로 상대에게 말로 표현하는데도 자신이 원하는 대답은 들을 수 없으니 힘들어한다면...


말로든 행동으로든 그 사람의 진심을 알아채고 고마워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될 수는 없을까? 내가 이러 이렇게 표현을 하려고 노력했어. 그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솔직하게 털어놀 수는 없을까?ㅜ 나는 이러이러한 표현을 듣고 싶어. 그러면 그대로 따라 말해줄 수는 없을까?ㅜㅜ


우리 남편은 나를 대할 때에도 이러 이런 방법은 자신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며 아주 자세히 설명해준다. 그리고 나에게 어떤 어떤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아주 구체적으로 요구한다. 내가 남편이 나를 대하는 방식으로 그를 대하면 정말 아이처럼 좋아한다. 문제는 그게 내가 바라는 방식은 아니라는 거...


그래서 나도 남편에게 내가 원하는 애정표현은 이런 거라며 설명해준다. 남편은 내가 바라는 방식이 이해가 가지 않으니 표면적으로 내가 원하는 걸 들어주긴 한다. 그렇지만 나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남편의 노력을 받아들이기가 힘들 때가 있다. 가끔은 그렇게 노력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울 때가 있기도 하다.


상대의 방법을 존중하면서 서로 조금씩 노력하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도 두배가 되지 않을까? 아니면 애초에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맞는 사람과 만나는 게 가장 좋을까?




듣고 싶은 얘기만 듣는 사람 vs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 사람


둘 다 서로 갈등 상황이 생기고 화가 나도 말을 안 해버려요.


"항상 오빠의 감정이 우선이고 내가 뒷전인 것 같아"


"난 말을 해줘야 알아 말 안 해주면 몰라"

"근데 왜 그걸 왜 내가 말해줘야 알아?"


"난 이게 상처야."

"너만 상처받았어? 나도 성처받았어 내가 더 많이 상처받았어"


"너는 되는데 왜 나는 안돼?"


"옛날 얘기하지 말자 다 끝난 얘기"

"나는 안 풀렸으니까 계속 계속 얘기를 하는 거지"


사람은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라도, 자기 자신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게 이기적인 게 아니라 본능인 것. 누구나가 그렇다.


나의 입장이 너무나도 확고하고 소중해서 상대의 입장을 인정해주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내 입장도 대변하지 않으면 상대가 몰라줄 것 같아서,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너무나도 억울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나의 감정이 묵살당할까 봐...


또는 아예 반대로 입을 다물어버린 커플도 있다. 내가 아무리 말을 해봤자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짓고 문제가 될 만한 이야기를 아예 꺼내지 조차 않는다. 속이 점점 무너져 내려도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이 지나간다.


그러니까 결국 자기가 듣고 싶은 얘기만 듣고 하고 싶은 얘기만 하게 되는 ㅠㅠ 평행선으로 대치해버리는 대화에 결론도 없고 소득도 없고 서로 감정의 골만 깊어지게 된다 ㅠㅠ




우리는 어떻게 말해야 좋을까?


"나는 그래"

"어, 너는 그런데 나는 이래"


이렇게 진행되는 대화는 사실 허공에 대고 하는 대화와 같다.


"나는 그래"

"어, 너는 그랬구나"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점은 상대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이 내가 상대와 동의하거나 찬성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순하게 상대의 말을 듣는 행위, 그것으로 충분하다. 상대의 말을 듣고 내가 잘 들었다고 알려주기.


어쩌면 우리는 나의 입장을 먼저 인정받고 난 뒤에야 상대의 입장을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물론 상대가 먼저 그렇게 해주면 좋겠지만 만약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내가 먼저 상대의 입장을 인정해줄 수 있는 더 큰 사람이 되어줄 수도 있다.


"나는 원래 이래"


이 문장에서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나는 원래 이러니까 네가 그냥 나에게 맞춰라? 이 의도 전체를 화자가 받아들이기 힘드니까 자꾸 반박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우리가 상대의 말을 듣는다고 해서, 단순하게 청취한다고 해서, 상대의 뜻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경청해주고, 너의 의견이 잘 전달되었다고 확인해주기. 너의 이야기를 잘 들었어. 너의 입장을 잘 알겠어. 네가 원하는 건 이러이러한 것이구나.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지 고민해볼 수도 있다. 어떻게 말해야 상대에게 거부감 없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이건 내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나부터 잘 알고 있어야 타인에게도 설명할 수 있다. 내가 먼저 충분히 고민해보고 말하기.


네가 이렇다는 건 잘 알겠어.

-> 나는 우리의 관계가 이러저러한 연인의 모습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너의 생각은 어때?

-> 나는 우리가 함께하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네가 원하는 우리의 모습은 뭐야?

-> 나는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만큼 노력해볼게, 너도 내가 바라는 이 정도까지 함께 노력해 줄 수 있을까?







커플 소개를 들어보면 서로 굉장히 다르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다른 이성과 데이트를 하면서 자신과 닮은 점이 많아 끌린다고. 이렇게나 다른데 계속 사귀어야 할까? 하지만 애초에 나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 있을까?


각자 다른 부분, 이해 안 되는 부분을 오히려 귀여워해 줄 수 있는 여유와 나와 다른 점이라도 존중해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사랑하는 마음을 먼저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나 자신도 완벽하지 않으니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도 보완하면서, 서로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면서 함께하면 좋겠다... ♥️




그치만 다른 거 다 떠나서 군대 가는 정후니가 젤 마음아푸다 ㅠㅠ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남편이 미워질 때 보는 책>

매거진의 이전글 들숨에 행복을 날숨에 긍정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